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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체질을 바꿔라

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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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8-15 19:08

외형위주 경영 의사결정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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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사태’ 초래…리딩컴퍼니 예정이율 내려야

아웃소싱·조직 슬림화, 발상전환 시급


보험사들이 확정형 상품의 지급 금리로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 외형 위주의 영업 중심 경영 마인드가 아닌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그나마 보험이 금융 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던 자리 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섣부른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형 불리기에 급급했던 보험사들은 시중 금리가 4%대까지 떨어진 최근 시장상황에서 IMF직전 경쟁적으로 판매한 10.5%대의 확정금리 상품(무배당 저축성보험)으로 5%가 넘는 이차손을 보고 있다. 여기에 IMF이전에 판매된 확정형 상품을 감안하면 보험사들이 평균 4%대의 이차손 역마진을 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생명의 총자산이 4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차손이 4%만돼도 매년 2조원 규모의 고객 뭉치돈이 빠져 나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까지 초래된 원인을 놓고 업계에서는 여러가지 이견이 나오고 있지만 IMF이전부터 영업력을 기반으로 한 자산 늘리기에 주력한 것이 주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확정형금리 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것도 이러한 영업 기반 마인드에 기인한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확정형금리와 무리한 보장, 영업 조직에 과다한 수당을 지급하고서라도 경쟁적으로 판매고 신장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사의 외형 불리기를 위한 영업 중심 마인드는 경영 의사결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초에도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지난해 보다 높은 경영 목표를 수립 했다. 생보사 빅3인 삼성, 교보, 대한생명도 보험 가입률, 보험 가입자 수 등에서 올해 전년대비 최소 5%이상 높은 성장 목표치를 정해 놓고 영업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보험사 최고 경영자나 실무급들의 핵심 인력들이 영업맨 출신이거나 회사 정책상 한번씩은 영업 업무를 거치는 것이 일반화돼 있어 쉽게 조직 문화를 변화 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당연히 자산운영, 계리업무, 상품개발 등의 업무 부서들은 영업신장이라는 당면과제에 초점을 맞출수 밖에 없다. 예정이율인하, 상품 판매 전략 수립 등에서도 일선 영업조직들의 반발 우려와 판매고 신장을 위해 영업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물론 예정이율 인하는 금감원의 표준이율인하와 맞춰 진행되는 것이긴 하지만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 영업력에 끼치는 부작용을 우려한 보험사들이 그동안 예정이율 인하를 적극 추진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도 한시라도 빨리 예정이율인하를 단행해야하는 상황인데도 삼성, 교보등 업계 리딩컴퍼니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업적주의에 물든 경영진들의 “내손에 피묻히기 싫다”는 생각이 이러한 상황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신상품 출시가 수익 보다는 얼마나 고객에게 어필했느냐가 중요하다보니 최근 역마진으로 문제가되고 있는 확정형 상품이외에도 생보사들이 수익 감소를 감안하고 상품판매에 열을 올리는 악습이 구조화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역마진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확정형 금리상품도 지난해부터 생보사들이 위험을 감지하고서도 삼성 등 대형 보험사들은 최근에야 이들 상품의 판매 중단을 심각히 검토중이며 빠르면 다음달부터 상품 판매를 중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부득이하게 삼성, 교보, 대한생명과 삼성, 현대, LG화재 등 일부 생손보 대형사들을 위주로 자산 운용 아웃소싱과 계리업무, 손해사정과 판매담당부서 등의 분사 계획이 외부로 흘로나오고 있지만 업무 추진이 한 없이 더딘 수준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곧 회사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모든 경영전략이 영업 마인드에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며 “최근 역마진이라는 악재로 보험사들이 부득이하게 다양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금융 산업의 3대 축인 은행, 증권시장은 어떤가.

외국계 자본의 유입과 금융의 무게 중심이 간접 금융으로 옮겨가면서 불과 몇 년 사이에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은행들은 조직 체계를 슬림화해 의사결정구조를 최대한 단축시키는 한편 강도 있는 구조조정을 통해 외적 변수에 따른 내성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경우 최근 들어 과거 보수적이었던 조직 문화 자체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사들도 업무 특성상 정확성보다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데다 외국계 선진 기법을 일찌감치 도입해 보험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적인 틀은 제대로 짜여지는 과정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와 역마진 대응책을 논하기 전에 신속한 의사결정과 수익 위주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지 경영 전반의 재검토가 필요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물론 독립 채산제를 바탕으로 하는 업무 아웃소싱, 의사결정 체계 슬림화 등이 기존 영업 조직과 실무진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두려워 보험사들이 전반적인 체질개선을 차일피일 미룬다면 결국 회사 생존 자체가 어려워지는 지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강도 있는 구조조정은 결국 경영진의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지금이 생존을 위해 경영진의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되는 시기인 것 같다”고 충고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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