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은 위험도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이해 부족으로 금융지원 과정에서 다른 산업에 비해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국내 GDP중 건설업은 16.5%를 차지하지만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지원은 5%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효과적인 자금지원을 유도하고 건설기업의 신용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 3월까지 한양대학 박동규 교수의 주도로 ‘건설기업의 금융적 가치 조성방안’이라는 주제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건설단체총연합회가 학계는 물론 은행의 실무 담당자와 함께 작업을 진행, 결과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에 본지는 2회에 걸쳐 연구결과를 게재한다.
■ 건설업에 대한 금융기관 신용평가 현황
금융계와 건설업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신용평가는 건설업의 산업적 특성을 감안하지 않아 건설업에 대한 차별적인 금융지원은 물론 건설업내에서도 불공정한 신용할당(credit rationing)으로 이어져 건설업체의 무더기 도산을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건설업체의 신용평가에는 향후 수주 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성장성과 이를 이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지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러한 체계적인 평가는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금융기관의 신용평가에 있어서 건설업의 기술력에 대한 평가가 미흡하고 건설업 회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건설업의 회계는 일반 제조업체들의 회계처리와 상이한 점이 많다. 더욱이 국내 금융기관 종사자들은 건설업체의 회계자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재무자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도외시하고 표면적인 수치의 인용에 그쳐 많은 건설업체를 부실기업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건설업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신용평가기법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미래현금유입의 현가(DCiF)’에 의한 평가기법이 개발됐다.
■ DCiF 평가기법
DCiF 평가기법은 건설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공사의 예상 기성금을 그 유입시기에 따라 현재의 시장금리로 할인한 뒤 해당 업체가 보유 또는 보유할 예정인 차입금의 규모와 비교한 것이다. 이 기법이 도입되면 건설업체에 대한 객관적인 신용평가가 가능해져서, 적정 공사 수주량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의 생존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됨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현금 유동성의 결여에 기인해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공사수주능력의 상실 또는 과도한 저가 수주와 자본투자 등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건설업체의 도산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성장성을 가지고 있고 수익성의 개선이 가능한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다음호에는 DCiF 평가기법에 의한 건설업체 분석 결과를 게재한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