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인 쌍용양회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각이 추진됐던 쌍용화재가 미국의 투자펀드회사인 피씨아이인베스텍으로 팔렸다. 쌍용양회는 22일 거래소 공시를 통해 쌍용화재 보유지분 11.1%를 미국의 PCI인베스텍에 전량 매각키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주당 1만원씩 총 124억1300만원(124만1304주)이다.
또한 최근 예보측에 부실손보사 인수의향서를 낸 삼애인더스도 같은 날 투자목적으로 쌍용화재의 주식 100만1000주를 매입, 8.95%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해 눈길을 끌었다.
쌍용화재는 김석원 회장이 쌍용양회에 지분을 무상증여해 쌍용양회가 11.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였으며 김재홍 사장이 0.8%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사주조합이 10%, 나머지는 소액주주로 구성돼 있었다.
따라서 쌍용양회의 지분을 그대로 인수한 PCI인베스텍은 쌍용화재 최대 주주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쌍용화재의 경영권. PCI인베스텍이 1대 주주인 만큼 경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PCI인베스텍이 투자펀드 회사인 것으로 알려져 보험회사 경영에 관심이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지분 8.95%를 확보한 삼애인더스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대한 국제 리젠트화재 등 부실 3사를 모두 인수하겠다고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쌍용화재에 출자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는 30일까지 예정돼 있는 투자제안서를 삼애인더스측에서 제출할 지 여부가 미지수이긴 하지만 쌍용화재 지분을 일부 확보한 점으로 미뤄볼 때 보험사 경영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1대 주주가 된 PCI인베스텍과 삼애인더스 간의 지분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손보업계 일각에서는 업계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부실 3사의 매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8위사인 쌍용화재까지 외국기업으로 매각됨에 따라 손보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측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3사와 쌍용화재 외에도 신동아화재의 매각이 예정돼 있고 알리안츠가 국내 현지법인을 추진중인데다 교보생명의 자보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기존의 대형손보사 위주로 움직여 온 국내 손보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