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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 일괄삭제 ‘문제 있다’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6-20 21:45

“금융기관은 고객거래 DB가 생명”

거래비용 늘어 우량 고객은 되레 피해



정부는 지난달 서민들의 고통을 경감시킨다는 목적으로 1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의 신용정보를 일괄 삭제했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신용정보 삭제는 서민들의 고통을 줄이기보다는 신용우량 고객에겐 피해를 끼치고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한종합연구소의 신보성 책임연구원은 “신한리뷰 2001년 여름호”에서 “서민 금융이용자 보호 논의에 대한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政略과 시민단체들 요구에 의해 고객의 신용정보를 일괄 삭제한 것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연구원은 “금융기관은 수많은 예금자를 대신해서 원리금 상환가능성이 높은 차입자를 물색한 후 대출을 실행하는데 차입자의 선별과 감시를 강화해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선별과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차입자의 속성 파악이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차입자의 거래정보”라고 말했다.

즉 차입자와 관련된 거래정보는 금융기관의 핵심업무인 여신심사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로 결국 금융기관의 경쟁력은 고객정보의 축적유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삭제시키도록 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영업 기반을 약하게 했다는 것이다.

신연구원은 또 신용불량 고객에 대한 차별은 국가경제 전체의 입장에서서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신연구원은 “금융기관이 신용불량 고객에게 차별금리를 적용하는 등 재제를 통해 부가가치 증진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투자안이나 분수에 걸맞지 않은 소비행위를 사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량고객의 입장에서도 신용정보의 일괄삭제는 피해가 크다는 것이 신연구원의 지적이다. 신용불량정보를 일괄 삭제하면 금융기관은 차입자의 속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누가 상환능력을 가진 건전한 차입자인지를 분간할 수 없게 된다. 금융기관의 핵심역량인 고객 속성에 대한 분석력이 크게 훼손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우량차입자들로 충분한 상환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교로 입증해줄 정보가 유실됨으로써 차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설령 차입이 가능하다고 해도 더 비싼 금리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차입자의 속성 파악이 어려울수록 선별을 위한 추가적 수단이 필요하며 사후적인 감시비용 또한 높아지므로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것이다.

신연구원은 “상황능력이 취약한 차입자들이 배척되는 것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극히 바람직한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신용사회를 정착시키려면 서민보호라는 명목 하에 신용불량자 사면조치가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거래양식을 준수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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