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문제로 발생하는 사고뿐만 아니라 내부의 시스템 결함으로 발생하는 사고까지 감안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경우 네트워크 문제로 트레이딩이 중지되는 사고로 곤혹을 치렀으며 최근 동원증권 전산사고는 최악의 전산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또한 전산사고는 증권사 전산장애로 인해 거래업무가 마비되는 것에서부터 일부 사이버트레이딩 기능이 정지되는 사고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처럼 증권사에 집중된 전산사고는 고객들의 사이버트레이딩 이용빈도가 특히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증권사들의 경쟁적인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 개발에 있다는 것이 중언이다.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은 증권사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에 한번씩 새롭게 업그레이드해서 발표하는 실정이다. 또한 빈번한 사고에도 불과하고 최근에는 포털 바람으로 인해 증권사의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은 그 몸집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단지 새롭게 부각되는 컨텐츠와 인터넷 응용 기술을 먼저 도입하려는 경쟁의식 때문에 구체적인 청사진없이 단지 밑그림만으로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어 문제가 도출되고 있는 것.
보안사고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종류와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굵직굵직한 보안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위험에 노출된 금융기관마다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실례로 한 증권사는 고객 ID와 비밀번호가 누출돼 타인이 주식거래를 하다 실제 고객이 피해를 입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사고규모가 크지 않아 문제가 확대되지 않았지만 유사사고가 발생해 대형 사고로 터질 가능성은 배제되지 않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해킹 크래킹 등으로 인한 보안사고는 세간에 밝혀진 것보다 암묵적으로 해결된 사고가 더욱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까지도 금융기관들의 경쟁적인 인터넷 기술 도입과 e-비즈니스 사업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인터넷 뱅킹에 이어 모바일 뱅킹, PC 뱅킹 등 다각적인 e-비즈니스 사업 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드는 기반 인프라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주된 거래방식으로 변해가는 온라인트레이딩으로 인해 증권사들의 전산규모는 타금융기관 보다 더욱 비대해지고 있다. 또한 각종 정보단말기와 컨텐츠 제공, 음성정보서비스 등의 인터넷 응용 부가서비스들로 인해 벌써부터 이를 운영 및 관리하는데 한계에 다다른 상태이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금융권 전산사고는 77건 이상이며, 1천5백2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보다 20%정도 높아진 수치로 금융권 전산규모와 비례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의 경쟁적으로 시작된 닷컴열풍은 안전사고에 대한 대응의식을 희석시키고 자체적인 전산운영 및 관리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보다 구체적이고 개별 금융기관에 맞는 인터넷 기술 도입과 개발이 없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및 안전사고에 대처하기란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