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증권사와 업체들의 관심도와는 다르게 당국의 제도적 준비 자체가 미비한 것도 이유지만 증권사들이 일단 ‘해보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참여의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제일 먼저 ECN설립을 구상했던 삼성증권은 ECN 기술업체인 사이벡스에 투자를 하면서 개별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애초 삼성증권과 사이벡스는 ECN설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기 전에 우선 모의시장을 만들고 이를 진행함으로써 ECN 운영에 필요한 기술적 노하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었다. 현재 사이벡스가 계획대로 모의시장을 운영중이긴 하지만 실제 거래에 대한 고객 관심도가 높아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간에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현대 LG증권 등 대형사들의 ECN설립을 위한 컨소시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실질적인 기술적 도모는 이루어지지 않아, ‘탁상공론’에 끝났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형사들이 이끈 컨소시엄을 전증권사를 수렴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면 국내 ECN설립이 가시화 될 수 도 있었다”며 “국내 ECN설립은 증권업계 전체가 나서 큰 소리를 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미국 아일랜드ECN사와 유클릭, 중소형증권사들이 구성한 컨소시엄도 현재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어 관련업계에서는 공중분해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ECN설립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E미래에셋 E트레이드와 미국 마켓XT사의 컨소시엄도 마케XT사의 미국내 인지도가 낮아 ECN설립을 위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상태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몇몇 업체들의 계획이 흐지부지되자 ECN설립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국의 관련법 제정도 늦쳐저 국내 ECN설립은 한발 뒤로 쳐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