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SK텔레콤은 그동안 카드업 진출을 위해 외환카드를 인수키로 하고 외환은행과 접촉해 왔으나 가격 조건 등에서 이견을 보여 평화은행 카드사업부문을 인수, 카드업에 진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평화은행은 카드사업 부문의 지분 50%를 3000억원을 받고 SK텔레콤에 매각키로 하고 지난 29일 극비리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평화은행은 카드사업을 분리해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지분의 50%를 SK텔레콤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은행은 이같은 내용을 지난 주말 금감위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포함시켰다.
카드사업 매각대금 3000억원은 평화은행이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도 독자생존이 가능한 금액이다. 평화은행은 기존 부실을 모두 털고 BIS 비율을 10%로 높이는 데 4500억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이번에 받게되는 3000억원과 앞으로 20~30%의 지분 추가 매각에 따른 대금까지 합하면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평화은행은 SK에 경영권이 넘어가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0만명 수준인 평화은행 비자카드 회원으로 연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어, SK에 경영권이 넘어가고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할 경우 기존 카드사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평화은행은 신용카드 연계 계좌의 증가는 물론 수신도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은행 경영에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자들도 “앞으로 난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평화은행의 경영정상화 방식에 대해서는 다른 은행들도 벤치마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동안 SK텔레콤과 외환카드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였던 외환은행은 SK텔레콤이 평화은행 카드사업 부문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연내 구조조정을 완료하겠다는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박정룡 기자 jr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