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투명성 강조로 일부사 곤욕 치를 듯
3월 결산 대형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투자를 잘 한 곳과 잘못한 곳도 극명하게 갈리며 순이익에 영향을 줬다.
삼성 대우 대신 굿모닝증권이 전자에 해당하고 나머지 3개社(현대 LG 동원)가 후자에 해당한다. 올 주총도 이같은 증권사의 결산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주총 예상은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류. 한 증권산업 분석가는 이번 주총에 대해 “과거 주가가 6~8만원대에서 불과 몇천원대로 급락했던 때 만큼 어려운 주총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2000회계연도 결산에서 미래 부실 요인을 대부분 떨어낸 만큼 긍정적인 평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 교체 = 7개 대형증권사 가운데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과 김용규 동원증권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우선 박 사장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의사에 따라 향후 거취가 결정된다. 신임 정건용 산은총재와 경기고 서울대 동문이라는 점, 사세위축의 기로에 있던 대우증권을 극적으로 재기시키며 경영수완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유임 관측이 우세하다. 산은 또한 금융지주사와 대우증권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CEO를 전격 교체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을 전망.
김 사장은 그러나 최악의 전산사고, KTB와의 적대적 M&A 공방 등으로 늘어난 적자 등 경영실패에 대해 부담을 지고 있다. 김 사장의 재신임 여부에 따라 김남구닫기

▶등기임원 교체 = 사외이사 포함 53명의 등기임원 중 10명이 임기가 끝난다. 홍성목 사외이사(이상 대신), 박종수 사장(대우), 이종식 감사(삼성), 김용규 사장, 채서일 서동우 허한도 사외이사(동원), 김석동 이사 장순영 사외이사(굿모닝), 조성하 사외이사(LG) 등이 임기를 꽉 채웠다.
▶투명 회계 = 12월 결산 코스닥 기업에 내린 회계법인들의 철퇴가 증권사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투 대투 현투 출자금에 대한 先상각, 부실 계열사 지원에 대한 투명성 요구, 회계소송이 벌어지고 있는 소송금액 손실처리 등으로 어느 해보다 투명한 회계처리를 요구받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은 대투 현투 한투에 대한 출자금을 전액 손실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은 대투와의 소송과 러시아 펀드 투자 손실금 등에 회계법인들의 철저한 투명성 요구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은 대신생명이 부실기관으로 지정돼 대신생명 채권매입금이 문제되고 있다. LG증권은 LG종금과의 합병후 미래 부실 요인으로 지적돼 왔던 ‘고정이하’ 기업들에 대한 여신을 떨어내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배당 = 소액주주에게 관심이 가장 큰 주총 항목. 삼성증권이 무배당을 결의하는 등 대신증권을 제외한 대다수 증권사가 역시 무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의 반발이 의외로 거셀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배당지급은 기업의 미래 이익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이다. 배당이 없을 경우 오히려 미래 가치는 그만큼 늘어날 수 있는데, 올해 증권사들은 대부분의 이익을 미래 부실 요인을 삭감하는데 사용했으므로 배당과 동일한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게 분석가들의 평.
▶비전 제시 = 현대 동원 대우 대신증권 등이 이번 주총때 주주에 대한 립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대는 현대생명 부실, 현대투신 부실 등으로 회사의 가치가 급감한 상황에서 AIG로의 매각여부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원은 최악의 전산사고와 KTB
와의 적대적 인수합병 공방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 문제가 주총 핵심 사안. 대우는 외자유치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준비해야 하며, 산업은행 주도 금융지주사의 방향을 주주에게 짚어줘야 한다. 대신은 대신생명 송촌건설 등 부실계열사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과 향후 이들 계열사의 처리방향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