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부총재에 박상배 오규원 이사 잇단 거명
산업은행의 올해 임원인사 폭은 예년보다 클 전망이다. 정철조 부총재 등 임원 4명이 오는 6월초 대거 임기 만료되기 때문이다. 정부총재 외에 6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은 박상배, 오규원, 김덕수닫기

정철조 부총재(41년생, 고려대 상학과)는 역대 산은 부총재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폭넓은 대인관계에다 부지런함, 후배들을 끌어안는 보스기질 등을 고루 갖춰 전임 이근영 총재나 현직 엄낙용 총재 모두 그의 능력과 성실함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엄총재의 경우 정부총재가 물러나면 공백이 클 것이라고 우려할 정도다. 이 같은 현실을 배경으로 행내 일각에서는 정부총재의 연임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산은 역사상 부총재가 유임된 사례가 드물고 본인도 고사하고 있어 퇴임이 유력하다.
산은이 계획대로 지난해 말이나 연초 지주회사를 출범시켰더라면 정부총재는 지주회사 CEO나 이사회 의장 등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았지만 지주회사 설립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정부총재의 지주회사 行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정부총재를 자회사인 대우증권 회장으로 보내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 인사권자인 엄낙용 총재나 당사자인 정부총재 본인의 의중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만약 정부총재가 대우증권 회장으로 간다면 대우증권으로서도 경영상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중론이다.
정부총재가 대우증권으로 가더라도 경영에는 직접 간여하지 않고 대주주, 정부 등과의 대외관계나 기관영업 등에 주력할 경우 증권사 경영에 적지않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총재의 퇴진을 전제로 할 경우 후임 부총재 후보로는 박상배 이사(45년생, 광주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71년 입행)와 오규원 이사(45년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 졸업, 69년 입행), 김덕수 이사(44년생, 경기고 서울대 경영, 70년 입행)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박이사와 오이사 2인이 유력한 후보로 경합을 벌이는 분위기다.
박상배 이사는 대외관계가 넓고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기아자동차 매각을 원만하게 처리, 은행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박이사가 지난해 대우자동차 처리 문제를 놓고 엄총재와 갈등을 빚어 부총재 승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앙금이 남아 있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오규원 이사는 합리적이며 신중하고 꼼꼼한 업무 처리 능력이 강점이며 최근 재경부와 산업은행이 주도한 회사채 신속 인수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어 부총재감으로 박 이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엄낙용총재(47년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 71년 졸업)의 고교 및 대학 2년 선배라는 점이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결정적 걸림돌은 아니라는 것.
부총재 승진 및 퇴임 등으로 임원 자리 3곳이 비면 그 뒤를 이사대우 3명이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이사대우는 이윤우 관리지원본부장(49년생, 경북고 서울대 경영, 72년 입행), 이성근 특수영업본부장(48년생, 서울고 서울대 법학, 72년 입행), 김영섭 신탁본부장(50년생, 전주고 고려대 경영, 71년 입행)등 3명이 있다. 이들이 모두 임원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만큼 이사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3명의 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할 경우 비는 자리를 놓고서는 박우양 뉴욕지점장(48년생, 삼선고 고려대 경영, 71년 입행), 김기철 자금기획부장(49년생, 대전고 서울대 경제, 72년 입행), 주운하 인사부장(46년생, 울진고 고대 행정, 73년 입행), 김왕경 국제금융실장(49년생, 광주고 성균관대 법학과, 73년 입행), 김종배 종합기획부장(50년생, 경남고 성균관대 경영, 74년 입행) 나종규 아일랜드 현지법인 사장(50년생, 동성고 연세대 경제, 75년 입행)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