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의 ‘마이다스의 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간판 벤처캐피털리스트 한국기술투자 서갑수 회장. 그는 벤처와 20여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한 국내 벤처캐피털업계의 얼굴이다. 그가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만도 수백개에 이르고 메디슨, 한글과컴퓨터 등 한국벤처의 대표 기업들을 잇따라 발굴해 벤처신화를 만들어 냈다.
최근 서갑수 회장 주가는 리타워텍 등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종가다. 벤처투자가이기에 겪어야 했던 수많은 오해와 의혹에도 불구하고 한국부품협회장에 이은 한국기술투자회장으로 새로운 변신은 향후 그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서회장의 모습은 지난해부터 벤처캐피털업계에서 거론되어 왔다. 소문의 요지는 서 회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방한정 부사장이 사장에 오르고 서갑수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국내 창투업계를 위해 벤처캐피털협회장을 맡는다는 것. 이후에는 정관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지난해 중반부터 나온 이러한 소문들이 하나 하나 비슷하게 맞아 들어가고 있다.
먼저 서 회장은 최근 닻을 올린 산자부 산하 한국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회장에 취임했다. 이 협의회는 40여 국내 중견 벤처캐피털 및 은행 신기술금융사들이 참여하는 단체로 정부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투자기관의 안정적인 투자재원의 확보를 위해 ‘부품소재전문 투자조합’결성 등록 및 관리에 관한 업무를 허용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기술투자 인사개편 역시 심상치 않다. 이번 인사에서 서 사장은 소사장제 도입과 함께 자신의 대외활동 전개를 위해 회장으로 업무 일선에서 한발 물러섰다. 경영관리부문 방한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으며, 벤처사업부문은 양종하 전무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또한 최근 보여지는 서갑수 사장의 벤처캐피탈협회장 추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제 정착단계에 접어든 협회가 명실상부한 업계 대변자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서 회장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메이저급 벤처캐피털 오너클럽 모임인 화요회(회장 서갑수)가 관심을 끌고 있다. KTIC, KTB네트워크, 제일창투 등 10여명이 넘는 창투사 사장들로 구성된 화요회는 매달 첫째주 화요일에 골프 등 정기모임을 통해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또 다른 소문은 서 회장 정관계 진출설로 한국기술투자 자회사인 KTIC M&A 윤원빈 회장과 관련되어 있다. 대우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지낸 윤 회장은 민주당 김홍일 의원의 장인인 윤경빈씨의 동생이다. 방한정 사장의 전 직장 상사였던 것으로 알려진 윤회장의 존재가 서 회장의 정관계 진출설을 만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조심스런 움직임 속에서 서갑수 회장의 행보가 벤처캐피털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