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는 금융권의 2차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신규카드사의 진입 또한 가시화되어 신용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이 급격히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경기의 장기침체국면이 더욱 심화돼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황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은행의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은행권 카드사들의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등 카드업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경기하강에 따른 부실회원의 증가, 수수료인하 압력에 따른 손익기반의 잠식과 현금서비스한도 축소등 새로운 규제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카드업계의 현실은 상상이상으로 어두울 전망이다.
반면 전자화폐시장은 지난해는 시장진입을 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IC카드형 전자화폐의 잇따른 사업전개로 활발한 영업이 예상된다. 따라서 전자화폐가 신용카드의 틈새시장을 얼만큼 공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금융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따라서 신용카드 및 전자화폐시장의 전망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전문가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
지난 한해 동안 국내 카드산업은 타 금융산업과는 달리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하였다. GDP 성장률 10%가 말해주듯 빠른 경기 회복과 함께 어우러진 주식시장의 활황과 IMF 체제하에서 억제되어 왔던 소비욕구의 분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 등과 함께 카드업계의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영업활동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러한 성장은 우리의 국민소비활동이 좀 더 투명해지고 안정된 신용사회의 정착과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 부담을 안고 있는 정부의 세수 증대에도 일조를 한 바 있다.
이러한 카드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의 뒷면에는 카드론 시장의 상대적 급성장이라는 문제점도 동시에 제기됐던 한해였다. 우리 나라 소비자금융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연계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금사용의 대체라는 카드본연의 기능과 장점을 살린다기보다는 현금사용을 위해 다시 카드를 사용하는 형태로 진전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카드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또한 급속한 경기후퇴와 맞물려 부실대출의 증가라는 부작용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두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아직도 일부 재래시장과 특정산업에서는 카드사용이 기피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카드사의 수수료 문제를 표면상의 이유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카드사용이 가져다주는 고객편의성, 그에 따른 추가고객의 확보 및 판매관련 비용의 절감 효과를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모두가 걱정하듯 내년도 경제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내년도 경제에 있어 IMF 체제 전반기와 큰 차이점은 경기하강 싸이클적인 측면과 수출경기를 받쳐주던 해외요인도 어둡다.
더구나 민간소비심리가 실제 경제 펀드멘탈 이상으로 위축되어 있어 국민소비와 직결되어있는 카드산업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것이다. 여기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점은 고도 성장기에 감추어져 있던 크고 작은 문제들의 표출 가능성이다. 그 중에서도 고객의 신용위험관리 및 행태위험 (Behavioral Risk) 관리 문제에 대해 전략적 차원의 철저한 대비가 신속히 이루어 져야 한다는 부분이다. 예상되는 위험관리를 사전에 철저히 대비했느냐에 따라 각 카드사의 업계내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아직 우리 나라의 신용위험관리는 불량채권 관리 등과 같이 사후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그 효과나 관리비용, 시간 등을 따져 보았을 때 사전 예방관리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경기하락으로 인한 실속위주의 선택적 소비성향은 더욱 증가할 것이므로 고객충성도의 확보는 상품 및 고객 서비스 전략차원에서 각 사가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다시 한번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결국 소비자 개개인의 소비성향은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전제하에 여러 계층의 고객 구매성향을 추적 관리함으로써 소위 마이카드 (my card)화 하는 전략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외국 카드사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여 고객계층별 차별화 전략은 더욱 무게를 두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다른 또 하나의 전략적 측면은 소위 신기술 상품에 대한 계속적 투자이다. 벤처 캐피털로 대표되는 신기술 산업도 이제 거품이 많이 제거된 상태이고 상당한 내실화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이에 따라 인터넷으로 총칭되는 새로운 유통경로는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하강기에 있어 투자선택의 신중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나 수익성이 낮은 상품이나 판매 관리비용을 과감히 축소, 연기하고 신기술 분야로 투자의 집중화 전략을 펴나가는 것을 제안해 보고 싶다.
비자 코리아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회원사들의 신기술 상품과 전자상거래 활성화 전략을 적극 지원할 계획을 갖추어 놓고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IC칩을 기반으로 하는 다기능 스마트 카드로의 중장기 전환계획과 이동단말기를 통한 전자상거래 (Mobile Commerce) 구현을 위해 회원사들과 공동으로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국내 카드산업의 선진화에도 일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아직 카드사용이 정착되지 않은 시장 - 대표적으로 보험시장, 의료, 제약시장, 재래시장등 - 의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자 한다. 국내 법인카드시장의 확대개발과 기업 및 정부 구매시장의 카드사용 확대는 무한한 시장을 카드산업에 제공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 후퇴와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신기술의 성공적 도입과 또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등 내년 한해에도 카드 산업은 많은 도전과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이를 다른 시각으로 보면 엄청난 기회도 동시에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 주어진 기회와 변화의 도전을 누가 슬기롭게 활용하고 타개해 나가느냐에 따라 카드산업의 발전기반과 시장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한해가 될 것 같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