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리젠트종금은 영업을 재개 후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수수료 위주의 영업 틀을 갖춰나가겠다는 비전도 갖고 있는 등 퇴출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치 않고 있다.
리젠트종금이 영업정지를 금감원에 신청하게 된 원인은 유동성 부족이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현대정유가 돌린 123억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를 맞았기 때문. 한국종금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예치한 수신이 부도로 되돌아 온 것이다.
▶유동성 문제 해결은= 리젠트종금은 주주 예금, 대출상계가 가능한 예금 등을 제외한 순수 예금 규모는 1950억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의 해결을 위해 리젠트종금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현재 매각추진중인 전은리스 채권 최소 700억원, 진승현 MCI코리아 사장이 대출담보로 맡긴 KOL주식 600억원, 자체 보유 CP 200억원 등 총 1500억원이다.
리젠트종금이 전체 수신을 해결하기 위해 모자라는 자금은 450억원 규모.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대주주로부터의 자금지원 뿐이다.
▶영업재개 가능한가= 리젠트종금 이영근 상무는 “내년에 영업이 정지되면 고객 예금이 5000만원까지만 보호되기 때문에 고객 예금의 전액 보장을 해주기 위해 영업정지를 신청하게 됐다”며 “영업정지 기간중 장기 유동성 확보방안을 구체화 해 빠른 시일 내에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젠트종금은 타 금융기관의 영업정지와 달리 자산이 부채보다 많기 때문에 영업재개를 자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금감원 자산실사 결과에서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나온다 해도 FLC기준에 따른 BIS 자기자본 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지원이 뒤따라야만 가능하다. 또 리젠트종금이 기준과 금감원의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생각 이상의 부실이 나올 수 있다.
리젠트종금이 영업을 재개한다면 합병보다는 독자생존의 가능성이 크지만 하나로종금 등과의 합병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영근 상무는 “영업정지 기간중에 금감원에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에 합병 검토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룹내 리젠트증권, 일은증권과의 합병은 물론 하나로종금 등 타 금융기관과의 합병까지도 포함해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새 출자자의 지원은= 새로운 출자자인 WL 로스 앤 컴퍼니가 과연 어느 정도의 지원을 할 것인가는 아직 의문이다.
KOL과 WL 로스 앤 컴퍼니가 i리젠트의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으나 얼마에 지분을 인수했는 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는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KOL과 WL 로스 앤 컴퍼니가 각각 다소 다른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는 점에서도 확인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계약이 성사되고 또 지원자금이 들어오게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우량금융기관으로 알려진 리젠트종금이 영업정지에 들어감에 따라 매각 협상 자체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WL 로스 앤 컴퍼니의 지원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 기자 wscorpi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