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권원보험을 전담할 자회사를 설립할 여력이 있는 손보사에 한해 이 상품의 취급을 허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감독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권원보험이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상품인 만큼 모든 손보사에 이 상품의 판매를 허용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 권원보험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해야만 권원보험을 취급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 9월 인가를 신청한 미국의 퍼스트 아메리칸 보험회사의 국내지점 설치에 대해 아직까지 인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는 부동산 권리의 하자로 인해 부동산 소유자나 저당권자가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하는 권원보험이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관계로 선례가 없는데다 시장성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손보사만 허용하고 외국사는 불허할 수는 없으므로 조만간 퍼스트 아메리칸의 국내지점 설립을 인가해줄 것으로 보인다. 인가가 나면 퍼스트 아메리칸은 다른 손보상품은 판매하지 않고 권원보험만을 판매할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 손보사. 여러 종목의 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종합보험회사인 관계로 권원보험까지 추가로 판매토록 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또 인가를 남발할 경우 과열 양상을 띨 우려가 있기 때문에 권원보험만을 전담할 자회사를 설립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걸림돌은 보험회사의 자회사 설립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현재 자회사 설립과 관련 자본금 규정이 없어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보험사 설립시에는 3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하지만 권원보험이라는 한정된 상품만을 판매하는 자회사 설립에 자본금이 300억원까지 필요하지 않기 때문. 따라서 일단 브로커사 설립과 비슷한 요건으로 설립 기준을 세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브로커사는 5000만원의 자본금이 필요하고, 여기에 보증기금 등을 포함 5억원이면 설립이 가능하지만 보험회사 자회사라는 점을 고려해 20억~30억원 수준에서 자본금을 책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외국사가 국내에 지점을 낼 경우 필요한 자본금이 30억원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퍼스트 아메리칸의 국내 지점 설치를 인가할 경우 국내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 현대 LG 등 3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내다봤다.
결국 권원보험은 퍼스트 아메리칸이라는 외국사와 국내 대형3사간 경쟁으로 좁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