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의 경우 단순히 투자은행으로의 상호변경을 통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데 반해 정부당국은 여수신업무를 포기하는 것으로서의 투자은행의 개념을 정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종금사와 금융당국과의 투자은행을 놓고 보이고 있는 개념차는 종금사의 투자은행전환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종금사와 금융당국이 투자은행 전환시 여수신 업무의 지속여부를 놓고 시각차를 보임에 따라 종금사의 투자은행 전환을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사들은 현재 상호로는 추락한 고객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은행’ 상호 사용을 통한 신뢰도 회복을 위해 투자은행 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종금사가 투자은행으로 변화한 뒤에는 궁극적으로 현재와 같은 여수신기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즉 종금사는 현행처럼 여수신업무에 대한 인위적인 비중 축소없이 다양한 증권업무를 확대하는 차원의 투자은행으로의 상호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당국은 미국식 투자은행으로 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여수신업무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은행으로 전환하면 현재보다 증권업무에 대한 범위가 확대된다”며 “이를 통해 미국식 투자은행처럼 수수료 위주의 영업에 주력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여수신기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종금사들이 유동성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은행으로 전환되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여수신업무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종금사들은 증권업무의 확대로 여수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지만, 여수신업무의 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최근 종금사들은 투자은행으로의 변경에 대한 자체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금사 한 관계자는 “라이센스 포기없이 신뢰도 회복을 위해 투자은행으로의 상호 변경을 요구해 온만큼 종금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중의 하나인 여수신의 포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종금업계는 최고의 BIS비율을 자랑하던 리젠트종금도 예금인출과 만기도래로 자금부족현상이 나타나는 등 유동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다 신뢰도 회복을 위한 투자은행 전환 문제도 당국과 시각차이를 보이는 등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김성욱 기자 wscorpi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