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재는 23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증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KOL이 전부 인수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현재 KOL 측에서 경영상태를 실사중에 있다’고 밝혀 리젠트 측의 국제화재 인수가 사실임을 시인했다.
그러나 KOL측은 아직 MOU가 체결되지 않았으며, 국제화재에 KOL측 직원이 나가 있기는 하지만 2~3명만이 파견돼 있고 조사내용도 국제화재의 개황 파악에 그치고 있어 본격적인 실사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본격적인 실사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전례로 볼 때 MOU 체결이후 본계약 체결까지 시일이 걸리고, 특히 완료까지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시일내에 인수가 마무리 되기 어려우므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국제화재가 지나치게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인데, 업계 일각에서는 국제화재가 금감원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되자 KOL과의 관계를 서둘러 시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알리안츠가 실사까지 진행하고서도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빠른 시일내에 회사를 인수해 줄 당사자를 찾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KOL이 국제화재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경영권은 그대로 국제화재 이봉서 회장에게 맡기고 지분만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당초 예상됐던 리젠트화재와의 합병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KOL이 리젠트화재에 만족하지 않고 국제화재를 인수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KOL측은 리젠트화재에 이어 국제화재까지 인수할 경우 미국 나스닥 상장이 손쉬울 것으로 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사 경영보다는 투자 전문회사인 리젠트그룹인 만큼 국제화재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만일 국제화재와 리젠트화재가 합병한다 하더라도 양사가 업계에서 10, 1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볼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며 “KOL은 국제화재에 지분참여 함으로써 국내에서 금융지주회사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국제화재는 금감원이 내린 경영개선요구 조치에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서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