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관관리공사는 IMF이후 지난 10월말까지 전금융권에 채권액 기준으로 11조6500억원 어치의 특별채권을 6조1700억원에 사 들였다. 아직까지 자산관리공사가 매각하거나 환매하지 않고 있는 특별채권 규모는 10월말 기준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부분이 은행권이 자산관리공사에 넘긴 환매조건부 특별채권으로 상당 부분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내년도 은행 이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금융권 및 은행별로 정확히 파악은 안되지만 6조원의 대부분이 은행권에서 매각한 것으로 보면 맞다”고 지적했다.
특별채권이 자산관리공사로부터 환매되면 은행들은 해당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규모를 더욱 늘려야 하고 위험자산이 증대됨에 따라 BIS비율도 하락하는 등 경영수지가 악화된다. 게다가 은행들은 환매조건부 특별채권에 대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지 않아 내년도 순익 규모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별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기면 부실자산이 그만큼 줄어들어 해당년도 경영지표를 좋게 할 수 있었지만 환매되는 규모가 상당해 앞으로 영업이익으로 커버하기가 부담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금감원도 은행 감사때 환매되지 않은 특별채권을 잠재부실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은행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최근 금감원 정기감사를 받은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특별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기면 은행에는 대출계정이 없어지는 데 이를 부실로 봐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항변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