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당국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에만 집중했던 외국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국내 중소형 증권사보다 월등히 많은 실적을 올리거나 일부는 국내 대형증권사와 버금가는 호황을 누렸던 것으로 집계됐다. <표 참조>
외국사의 이익이 컸던 이유는 사이버매매 비중이 전무하다는 데 있다. 사이버매매 서비스를 실시하지 않으므로 수수료를 내릴 필요가 없다. 대신 0.35~0.5%의 오프라인 수수료가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 0.1%가 평균인 국내사에 비하면 외국사는 고가정책을 밀고 나가는 셈이다.
또한 증시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로 국내증권사는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92%나 감소했다. 그러나 외국증권사는 외인투자가의 활발한 한국진출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메릴린치 관계자는 “수익구조가 위탁매매 수수료, 기업인수업무 수수료 등 두가지 밖에 없다”며 “이익은 위탁매매에서 80%, 언더라이팅 수수료에서 20%가 나온다”고 말했다. 단순한 수익구조임에도 알짜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증권사는 시장조성 수익증권손실 등으로 수천억원을 날렸다.
게다가 동원 현대 한화증권등 국내 굴지의 대형사들이 대거 적자로 돌아선 데 비하면 놀라운 성과다. UBS워버그 쟈딘플레밍 모건스탠리 ING베어링 골드만삭스도 순이익 규모로만 따지자면 국내사를 총망라해 ‘톱10’에 랭크될 정도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