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해 억대연봉의 신화를 일구기도 했던 주식펀드매니저는 증시의 장기침체로 상대적인 추락감을 더욱 강하게 맛보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5억원대의 성과급을 받아가는 채권 브로커 및 억대 채권 펀드매니저가 급증하면서 채권시장에서 우수인력을 잡으려는 스카우트비용까지 덩달아 치솟고 있다.
모 투신사 사장은 “지난주 몇몇 채권 펀드매니저를 스카우트하려고 했으나 2억원을 연봉으로 요구해 거절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 펀드의 편입종목 중에서 90% 이상이 채권형으로 운영되다 보니 운용인력들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지만 전체 채권시장은 300여명으로 한정된 인력풀을 보이는 등 공급은 제한됐기 때문이다.
채권 브로커의 경우는 연봉계약을 하는 채권 펀드매니저보다 상황이 더 좋은 상태. 수익의 40%를 브로커 전담팀에서 가져가는데 보통 5억을 벌면 회사와 6대4로 나눠 2억원을 브로커팀이 매달 챙겨간다. 팀원이 5명이라면 한달에 4000만원씩, 1년이면 5억원을 한 사람이 성과급으로 받아간다는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5억원도 요즘은 낮은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10억원 이상까지 받아가는 경우도 예사”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채권 펀드매니저에 대한 위상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지난해 주식 펀드매니저의 억대연봉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채권인력들에게는 증시침체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일부 투신사의 채권펀드매니저와 미래에셋 키움닷컴 등 채권중개업체들의 브로커는 증권맨들의 선망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에 대한 공부를 일찍 못한 게 후회될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성과급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다 보니 직원간 위화감이 형성돼 서로간에 월급여를 묻지않는 것이 불문율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부러움과 시기를 한꺼번에 받고 있는 채권브로커와 펀드매니저들은 “지난해 억대 주식펀드매니저처럼 채권시황에 따라 오르는 것일 뿐 언제 다시 불황기로 접어들지 모른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