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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금융업 ‘부패 인큐베이팅’

문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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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10-25 22:41

너도나도 인수...돈흐름 역류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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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자본의 금융지배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체력이 약해진 금융기관이 벤처투자로 떼돈을 번 신흥재벌들에 하나 둘 먹히면서 이들의 私금고로 전락하고 있다.

돈의 흐름도 역전됐다. 과거 ‘금융 →벤처’였던 투자패턴이 ‘벤처 →금융’으로 뒤바뀌면서 돈이 거꾸로 흐르는 역류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의 주요주주 자리를 꿰찬 벤처사들은 경영권을 확보한 뒤 직간접적으로 거액의 대출을 종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기관 인수로 돈뭉치를 움켜잡은 일부 기업은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 부패고리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사슬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정현준 파문 등으로 부패의 핵심이 금융-벤처간 밀착관계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들 사이에 차단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비등해지고 있다.

<관련 기사 4·9·10면>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자금 모집-사세 확장-금융기관 인수-차입금융-벤처 재투자-문어발식 확장’으로 이어지는 벤처사의 살찌우기에 금융기관이 지원 또는 악용되는 사례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벤처기업의 금융기관 진출로 가장 용이한 방법은 벤처캐피털사 인수 혹은 설립이다. 국내에 신기술금융사업자를 포함 벤처캐피털사로 등록한 회사는 160여개. 이중 90% 이상은 벤처기업이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엄밀한 의미에서 금융기관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벤처기업이 이들을 통해 주식투자를 하고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면에서 유사금융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모벤처캐피털 사장은 “투자기업 선정, 자금 투입 규모 등이 대주주인 벤처기업의 오너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한 개인의 판단이 수백억원의 자금을 통제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벤처캐피털뿐 아니라 벤처기업 또는 중견기업이 주요 금융기관에 진출한 사례도 부쩍 늘었다. <表 참조> ‘정현준 파문’에서 보듯 금융기관에 진입한 벤처기업은 경영권을 확보한 뒤 대출 혹은 자금지원을 관련 직원에 직간접적으로 종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신용금고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느슨한 감시를 피해 이같은 부패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고업에 뛰어드는 신흥 재벌들이 대부분 사채업자이거나 비제도권에서 유사금융업을 수행하던 사람이 주종”이라며 “제도권 금융업 경험이 전무한 인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관련 금융기관의 투자패턴도 모험적이거나 상식 밖의 행태로 변질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기관의 신뢰도는 이같은 사례들로 인해 치명타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했던 경우처럼 벤처자본의 비슷한 행보에 대해서도 문제가 확산되기 전에 사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금융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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