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 따르면 99회계연도에 외제승용차의 자기차량손해담보의 수리비 지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건당 평균 수리비가 23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동안 국산 승용차량에 지급된 건당 평균 수리비가 84만원인 점을 감안해볼 때 약 2.8배의 차이를 보인다.
외제차량의 차량가격이 대부분 국산차에 비해 높음을 감안, 차량가격이 비슷한 차종과 비교해도 외제차량의 평균수리비가 약 2.1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외제차량의 평균 수리비가 높은 원인을 찾기 위해 신차가격이 비슷한 에쿠스4.5 차량과 벤츠E200, BMW520, 볼보960, 포드 Town Car를 대상으로 수리빈도가 높은 주요부품의 가격, 수리공임, 도장요금 등을 비교해본 결과 조사대상 4개 차종의 수리용 부품가격은 에쿠스에 비해 약 5.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환공임은 1.6배, 도장요금은 1.7배 높았다.
특히 수리비에서 차지하는 부품비 구성비가 국산차는 45.2%인데 비해 외제차량은 67.5%로 나타나 외제차량의 부품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외제차량의 수리비가 높게 책정되는 이유는 부품시장이 경직돼 있고 과다한 이윤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딜러인 A/S 공장에서 객관적인 수리공임 산출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다 비합리적인 도장요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외제차량의 수리비를 높이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외제차량 수리비의 적정화 대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부품가격 리스트와 마이크로 필름, 가격 변경정보 등 부품공급경로별 구입단가 정보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딜러인 A/S 공장에서 직수입 부품을 독점하고 있는 것을 방지하고 일반 부품수입업체와의 자유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딜러나 제작사가 수리기술정보를 공개해 더 많은 일반정비공장에서 외제차량을 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순정부품과 대등한 비순정부품 사용을 양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수리공장별 작업시간과 시간당 공임, 도장료의 책정근거를 공개하고 외제차량의 수리비 산출기준을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