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가 국내 랩시장에 진출하면 시장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의 FP인력이 랩시장에서 경험이 충분치 못해 초기 고객 붙잡기에 실패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반면, 메릴린치등 외국사는 독특한 시스템과 자산관리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증권이 지난 8월부터 은행 증권사 인력 30여명을 스카우트해 랩상품 판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이 국내에 최초로 선보이며 초기 이 시장을 푸르덴셜 ING생명 등이 석권했을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며 “랩상품 운용 노하우에서 국내 증권사를 월등히 능가하는 외국사들이 초기 시장점유율에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 때문에 메릴린치의 파이낸셜 컨설턴트들이 받는 교육내용을 알아내려 혈안이 돼 있지만, 교육 자료들이 모두 비밀에 쌓여 정보습득에 애를 먹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 증권사들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로 수익의 20~30%를 올리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했던 경험을 듣는 것 만도 국내 FP인력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랩시장 준비과정에서 컨설턴트 양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담사등 기존 인력이 랩상품 판매보다 위탁매매로 얻을 수 있는 성과급이 훨씬 많아 랩상품 교육을 아예 보이코트하거나 무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FP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자산관리에 종합적으로 컨설팅할 수 있는 인력은 거의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고급인력은 증권사별로 10여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랩상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국내 인력은 외국에서 운용되는 뮤추얼펀드ㆍ외환상품ㆍ채권상품 등에는 ‘까막눈’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메릴린치가 집중 양성하고 있는 재원들은 국내 금융상품 뿐 아니라 글로벌 상품에 대해서까지 교육을 받고 있다. 경쟁력 면에서 한수 아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