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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증권가 다양한 생존전략 모색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9-21 06:45

‘박빙의 승부’서 살아남을 체력 키우기

연이은 대형악재로 인한 지수 대폭락이 증권가를 할퀴고 지나갔다. 다행히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세대로라면 주말 또는 내주초 쯤 재차 하락하는 되돌림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증시 때문에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입, 상품운용 업무, 법인 영업 등 주수익원에 치명타를 맞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동서증권 고려증권 경우처럼 문닫을 증권사가 한둘이 아니다. 대책마련을 위해 요즘 증권사 최고경영자들은 어느때보다 전략회의를 자주 갖고 M&A, 주가관리, 수익원 개발 등에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여의도에서 ‘說‘로만 나돌던 증권사간 M&A가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각 증권사 CEO들이 합병에 대한 여러가지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어떤 파트너와 결합할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는 현대증권의 경우처럼 외국자본에 지분을 넘기는 방안, 국내 증권사간 합병안, 은행등 타금융권과의 종합금융지주사화 등으로 압축된다.

이미 대우 현대증권이 외자유치에 주목할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투신증권을 합병한다고 공식 발표했고, 최근에는 키움닷컴이 은행과 제휴를 통해 종합금융그룹화할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M&A에 대한 계획이 추진되면서 ‘주가관리’도 숙제거리로 등장했다. 증권사들은 약세장에서 주가관리는 뚜렷한 흔적을 남기기가 힘들어 추세전환만 이뤄지면 당장 실천에 옮길 예정이다. 이미 서울증권은 자사주 소각 및 추가매입을 단행했다. 동원증권도 확정된 것은 없지만 경쟁사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 검토작업을 더 거쳐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M&A가 여의치 않다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증권사 영업기획 담당 관계자는 “임원회의때 보고할 서류에 새로운 금융상품 또는 전략을 마련해 올려야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40여개가 넘는 증권사가 치열한 싸움판에서 나만의 독특한 색깔을 갖기가 힘들다는 토로다. 유일한 대체상품으로 인식됐던 랩상품도 초기 열광과는 달리 수익성에 의문이 가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이버증권사들이 오히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리저리 전략을 바꾸는데 큰 비용도 들지 않고, 움직이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M&A보다는 특화전략이 더 각광받는다. 일본의 경우 140개 이상의 증권사가 영업중이고, 미국은 각 지방까지 합하면 1000개 이상이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이상면 교수는 “이들이 아직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요인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고객에게 호소했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도개편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경쟁사를 해코지하려는 발언이 부쩍 늘었다. ‘귀여운 견제’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자금악화설 등이 횡횡하며 ‘나만 살자’는 입장이다. 이렇게 된 데는 증시침체가 직접적 원인이지만 투신 은행 종금 등 전 금융권이 구조조정 후에 펼쳐질 새로운 지도의 모양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때문으로 해석된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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