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은증권을 매수한 주체는 매우 복잡하다. 지금까지 KOL에서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의 주 연금기금에서 80%를 투자하고 컨소시엄 이름도 SWKOL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은증권 인수 주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24일 “리젠트증권과 SWKOL로 구성된 리젠트컨소시엄에 일은증권을 매각했으며, 매각대금의 80% 이상을 미국 위스콘신주 연금투자기구인 SWIB에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리젠트(최근 공식명을 아이리젠트로 바꿈) 그룹 산하에는 KOL(케이만군도 소재), KOCL(서울 소재), KOLL(말레이시아 라부안 소재) 등 다양한 페이퍼컴퍼니가 존재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으로 이해되는 이 그룹은 주로 아시아권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우선 KOL은 조세면제 구역인 케이만군도를 기반으로 이들 페이퍼 컴퍼니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아이리젠트가 46%, 위스콘신주연금기금이 15% 등의 지분을 출자하고 있다. 케이만군도는 세금이 없다는 이유로 다국적 펀드나 헤지펀드 등의 주무대로 알려졌다. 리젠트 관계자는 “불법은 아니며 경영상 비용이 덜 드는 곳에 회사를 세우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KOCL은 한국에 소재한 금융지주사다. 지금까지 KOL이 리젠트증권 리젠트종금 리젠트화재 등 국내 금융기관의 지주회사로 알려졌지만 공식명칭은 KOCL이다. 리젠트 관계자도 “KOCL이 더 정확한 이름이지만 이 또한 케이만 군도 소재인 KOL의 자회사이므로 별다른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KOLL은 서울의 KOCL처럼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현지 기업이다. 동남아시아권 투자를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반면 일은증권을 인수한 SWKO
L은 KOL, KOCL, KOLL과는 지분구성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계 합작파트너인 위스콘신 연금기금이 실질적인 오너로 리젠트는 20%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SWKOL은 미국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국내 리젠트증권이 일은증권 인수대금의 19.6%를 출자하는 것으로 돼 있어 실질적으로 영국 리젠트 그룹의 투자분은 0.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국에서 들어오는 돈은 일은증권 총 매각대금 1093억원중 0.4%인 4억3720만원에 불과한데 굳이 리젠트 컨소시엄이라고 붙인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