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은 HSBC가 국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오랜 영업과 막대한 규모의 인력, 그리고 전국적인 점포망을 총 동원해도 HSBC가 제공하는 8.5%의 저금리를 따라잡을 묘안을 찾기란 힘들다는 것.
한 은행 관계자는 “HSBC가 제시하는 8.5%의 파격적인 금리는 국내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으로 고객 입장에서는 최상의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국내 은행들은 금리를 통해서는 HSBC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계 일부에서는 외국계 은행의 장점을 이용한 기만적인 상술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HSBC은행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는 모두 이면에 감춘 생색내기 전략이라는 것.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HSBC가 월 변동금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도 고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시중금리는 HSBC가 지난해 11월 처음 대출을 시작했을 때 보다 낮아졌는데도 HSBC의 주택자금 대출 금리는 지금까지 변동이 없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시장은 포화상태로 신규고객 유치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HSBC가 기존 고객을 빼돌리고 있다는 점도 국내 시중은행들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한편 이같은 주장에 대해 HSBC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은행에서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일축하고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중 우리가 차지하는 부분은 일부에 불과하고 시장을 무리하게 확보하거나 늘릴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저금리 운용이 가능한 것은 시중에서 조달할 수 있는 가장 싼 재원을 이용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월변동 금리를 채택했다”며 “고객들은 8.5%의 금리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 금리조정은 필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식 기자 im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