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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매매시스템에 중대 허점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8-06 22:20

매매 자주하면 주문 가능액 부풀려져

증권사 매매시스템의 허점이 잇달아 노출되고 있다. 매매를 하루에 수십번 반복하면 주문 가능 금액이 결제일전 부풀려 질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 일부 단타 매매꾼들은 이를 투기거래에 악용,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위험마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일부 증권사는 이러한 전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묵인하는 것으로 나타나 감독당국의 정밀한 실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선 가장 치명적인 시스템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매매를 자주할수록 주문가능 대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매매체결일(T)과 매매결제일(T+2)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의 현금을 가지고도 결제일까지 기간이 남았다는 이유로 T+2일과 T+3일의 총주문 가능 금액이 2400만원과 2250만원으로 다르게 나온다.

<관련기사 8면 표 참조>

게다가 하루에 수십번 매매를 반복하게 되면 이 차이는 더욱 커져 1000만원의 현금으로 1억원 이상의 주문이 가능해 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관리종목 매매에서 일부 증권사의 매매시스템이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관리종목의 현금 증거금률은 100%인데 1000만원이 있으면 1000만원까지만 관리대상종목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1000만원으로 일반종목을 2500만원어치(증거금률 40% 적용)를 매수ㆍ매도하면 이 투자자가 특정 관리종목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은 2500만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와 관련 자신도 이같은 매매경험이 있다고 밝혀 불완전한 매매시스템이 투기거래에 악용될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 매매시스템 허점의 한 예일 뿐으로 증권가에선 이보다 더욱 치명적인 결함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악성 데이트레이더들이 이를 악용, 자신의 매매제한 범위를 뛰어넘는 주문을 내곤 해 다른 고객들의 재산상 피해까지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부 증권사는 연속 재매매 가능으로 인한 결손 발생을 우려해 각 영업점과 임직원들에게 공문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이 증권사는 영업점에 보낸 공문에서 T+1일의 체결 내용을 T+3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당일 또는 T+2일에 평가하도록 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러한 조치가 전산시스템 허점을 모두 덮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고 밝혔다.

정부차원의 법개정이나 근본적인 처방이 뒤따르지 않으면 향후 발생할 지 모르는 피해규모가 급속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일부 증권사는 매매 성과를 위해 이를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업계 영업팀 관계자는 “고객의 재산상의 피해가 분명히 발생할 소지가 있는 데도 일부 증권사들이 방치로 일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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