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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삼성투신證 합병 산넘어 또 산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7-27 15:42

매수청구권 자금 부담에 병합비율도 난제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증권이 추진중인 합병 작업이 거의 성사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검토중”이라는 말로 공식적인 언급은 삼갔지만, 삼성투신 관계자는 “합병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는 도출됐지만 향후 발생할 지 모르는 현안에 대해 확인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그동안 합병시기만을 가늠하던 두 증권사의 합병문제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양 증권사의 합병문제는 동양투신이 삼성그룹에 인수된 후 삼성생명투신운용과 삼성투신증권으로 쪼개지던 지난 98년 9월부터 불거져 나왔다. ‘삼성금융’의 큰 틀 아래 계열 금융사들이 헤쳐모여 할 것이라는 예상과 두 증권사간 업무 중복으로 비용이 과다 발생해 이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합병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점쳐지곤 했었다.

그러나 합병을 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상법상 절차인 이사회 결의 →합병 계약 →주총 통과 →채권자 보호 절차 →합병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합병비율 산출 →금감위 인가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식매수 청구권과 병합 비율, 그리고 이에 덧붙여 대구지역정서 및 삼성투신의 부실처리 문제를 과제로 안게 된다. 이 때문에 ‘적극적 합병’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투신과는 달리 삼성증권은 ‘꺼림직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 청구권 = 삼성투자신탁증권의 주주는 우량 증권사인 삼성증권에 안기는 사실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삼성증권. 25일 합병 검토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는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이 대목은 향후 합병 후 부실전이를 우려한 소액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줄을 이을 거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증권의 지분현황은 삼성생명(5.5%), 삼성화재(4.37%), 삼성카드(2.26%), 삼성캐피탈(0.99%), 삼성문화재단(0.28%), 삼성물산(0.23%), 이건희(0.09%) 등이다. 우리사주 3.4%까지 제외하면 약 82%를 기관 외국인 일반인들이 소유하고 있다.

이중 은행등 금융기관 주주 일부와 일반인들이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삼성증권은 줄잡아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특히 삼성물산이 인터넷부분을 분사하려 했던 지난 6월 64.7%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 했던 사실에 비춰보면 1조1270억원(4900만주×23000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 병합비율 = 25일 종가기준으로 단순 계산한다면 약 4:1(20600원:5230원)의 비율로 합병하게 된다. 그러나 합병이 사실화된다면 좀 더 정밀한 실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경우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우선 4:1 이상의 비율로 주당가치가 산정될 경우다. 삼성투신증권 주식 4~6주를 삼성증권 1주와 교환하게 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5:1 또는 6:1의 비율로 산정되면 삼성투신증권이 합병을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투신의 입장에서는 대우채권에 발목이 잡히며 부실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막강한 영업력과 꾸준한 순이익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다음은 4:1 이하의 비율로 산정될 경우다. 이 때는 삼성증권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의 자산총계는 5조8000억원이고 삼성투신증권의 자산총계는 불과 6000억원 수준. 따라서 규모면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삼성증권맨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 지역정서 = IMF 이후 대구지역의 금융영업 기반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대동은행 경일종금 대동리스 등이 퇴출됐으며, 영남종금이 영업정지를 당했고, 대구은행 역시 독자생존 방침 주장에도 불구 지역은행간 통합설 등이 확산되고 있다. 98년 대구 경북지역에 기반을 둔 동양투신이 삼성그룹에 흡수되기도 해, 이 지역의 영업기반은 서울의 대기업들에게 급속히 잠식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투신의 고민도 이 부분에 집중돼 있다. 삼성증권과의 합병은 우선 연고지역의 이전으로 나타난다. 각종 세금과 인력충원도 서울에서 이루어지므로 지역민들에게는 ‘앉아서 마당 뺏기는 꼴’로 비춰지기 쉽다. 또한 각 지역간 균형 발전이 퇴색되며 지방 금융기관으로서의 지위도 뺏기기 십상이다.

◆ 부실처리 = 부실문제로만 보면 삼성증권도 자유로울 수 없다. 1조원 이상의 미매각 수익증권, 600여억원의 대우담보 CP 손실, 수익증권 환매협상 미타결잔고 1조3000억원 등이 삼성증권이 부담해야 할 잠재부실 규모다.

삼성투신증권은 대우담보 CP 손실 442억원, 미매각 수익증권 6000억원, 환매협상 미타결잔고 1600억원 등의 부실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삼성투신증권이 삼성증권에 피합병된다면 삼성이 처리해야할 잠재부실 자산은 3조1642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 규모는 한국경제에 돌발악재가 발생하면 전액 부실로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관계자는 “미매각수익증권 보유로 인한 손실분은 지난 결산때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삼성그룹의 지원을 받지 않는 한 거액의 부실은 삼성증권의 주주들이 떠 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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