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외국계의 국내 증권사 투자패턴은 지분투자가 주류였다. 일정지분을 확보한후 배당금을 받거나 아시아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KGI의 인사는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직접경영 나아가서는 직접지배로 경영전략이 바뀐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외국인이 지분을 출자한 한 증권사 임원은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며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이 국내에 영향력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경영 노하우가 직접 국내에 전이되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향후 KGI증권의 임직원과 마이클창 신임 사장의 관계 재정립도 관심거리다. 현재 외국인이 투자한 증권사중 외국계 투자기업이 직접 경영하는 곳은 서울증권 한 곳 뿐이다. 퀀텀펀드계인 강창수씨(미국명 토마스 찬수 강)가 사장을 맡고 있는 것. 그러나 강사장은 국적만 미국일뿐 외모나 스타일은 거의 국내인과 차이가 없다. 따라서 서울증권 임직원들은 외국인이 직접 지배한다는 느낌을 별달리 받지 않고 있다.
굿모닝 메리츠 등도 도기권 사장, 황건호 사장이 각각 경영을 총괄한다. 외국인은 이사회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수준이다.
반면 KGI의 마이클창 신임 사장은 대만인이다.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계에 널리 알려진 KGI그룹에서 직접 파견됐다. 상무로 부임한 이후 국내 임직원과 잦은 접촉을 통해 경계감은 희석됐지만 아무래도 사장으로 부임하면 사정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주목받을 만한 부분은 또 있다. 마이클 사장이 64년생 토끼띠로 37살의 젊은 나이다.
이는 최대주주인 KGI 그룹의 경영풍토와 연관돼 있다. KGI 그룹은 대만에 본사를 둔 Koos Group의 금융서비스 부문을 총괄하는 회사로 97년 설립됐다.
현재 한국 대만 홍콩 태국등 각국 기관을 네트워크로 구성하고 있다. 이 그룹은 대부분 임원들이 30~40세의 젊은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고 KGI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마이클창 신임 사장은 KGI그룹의 기업투자와 인수합병 책임자로, 대만의 지순(Jih Sun) 증권사에서 리서치센터 분석가와 자산운용부 트레이더로 근무한후 98년 국제부 프로젝트 매니저로 파생상품과 국제영업 분야를 담당했었다.
또 대만 탐캉(Tamkang) 대학에서 경영학 학사를 전공하고 영국 에섹스(Essex)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