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오호근 위원장과 함께 유력후보로 거명됐던 오호수 LG증권사장은 본인이 극력 고사, 외환은행장 인선 소위원회는 일단 오사장을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자행출신 인사만을 고집하는 금융계 풍토와는 대조적으로 은행을 살릴 수만 있다면 외부인사라도 과감히 영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가 은행장 후보 선임과정에서 직원들의 여론이 반영될 수 있도록 24일부터 26일까지 전화 및 서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본인이 고사 의사를 공식 밝힌 오호수씨 등은 제외하고 오호근 양만기 심훈 김경우 최경식 조왕하 손성원씨 등을 대상으로 직원들이 누구를 선호하는 지를 물었다.
26일 하오 현재 이번 설문 조사결과를 잠정 집계한 결과, 오호근씨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90% 이상이 오씨를 영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관계자는 “오위원장의 경우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추고 우리나라 기업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국제적으로도 능력을 인정받은 데다 외환은행 비상임이사를 역임,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은행 사정을 비교적 소상하고 파악하고 있는 점등이 높이 평가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양만기 심훈 김경우씨등 관료출신을 포함한 다른 후보들은 지지도가 극히 낮아 오씨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 노조는 설문 조사 결과 오호근씨를 영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오위원장 본인에 대해서는 물론 정부당국에 대해서도 오호근씨가 대우그룹 구조조정 업무에서 떠나 외환은행장에 취임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이미 지난 25일 오호근위원장에게 이같은 직원들의 간곡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오위원장은 “뜻은 고맙지만 대우자동차 해외매각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구조조정 위원장 직을 그만두기가 현실적으로 쉽지않다”는 뜻을 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노조는 그러나 이같은 오위원장의 입장 표명이 최종 거절 의사는 아닌 것으로 판단, 지속적으로 오위원장의 영입을 추진하고 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는 비상임이사들 및 인선 소위 위원들에게도 오위원장의 영입에 나서도록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외환은행장 인사에 어떤 개입도 않고 있는 정부당국은 오호근씨가 외환은행장으로 가는 것과 관련, 본인의 뜻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우그룹 구조조정 문제의 중요성을 감안, 자리를 지켜줬으면 하는 분위기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