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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3-27 09:48

금감위 행장승진 요구 거부에 辛대행 사퇴 결심

김영재 금감위 대변인은 25일 이용근 금감위원장과 대우관련 7개 채권은행단 행장 회의가 끝난후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신억현 전서울은행장 대행에 대해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의 공인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아무리 물러난 사람이지만 금감위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왜 금감위 대변인은 전직 은행장대행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을까. 금감위 및 금융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김영재 대변인이 분통을 터뜨린 것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금감위의 청와대 업무브리핑 있었던 지난 23일 하오 신억현 서울은행장 대행은 금감위로 이용근위원장을 찾아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신대행은 서울은행의 향후 진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후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도 이위원장에게 입장을 피력했다.

그동안 서울은행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자신이 소외된 것에 유감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신대행은 이번 주총에서 대행 꼬리표를 떼 줄 것을 금감위원장에게 요구하고 이것이 어렵다면 더 이상 행장 대행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앞서 청와대 업무보고후 금감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29일 서울은행 주총에서는 신억현 행장대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임기만료된 임원만 물러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이위원장으로서는 이같은 신억현 행장대행의 요구에 불쾌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그 자리에서 ‘그렇다면 그만두라’는 말을 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한편 오후 늦게 서울은행으로 돌아온 신대행은 행장대행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대해 주변 관계자들은 극구 만류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고 말았다.

곧 이어 모처에서 서울은행으로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은행 회생에는 관심없고 행장이 되기 위해 곳곳에 운동이나 하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질책과 함께 신대행의 사표를 받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한편 서울은행은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임기만료로 이번 주총에서 퇴진할 예정이었던 김현기 수석상무를 행장대행으로 선임하고 앞으로 시간을 갖고 국민은행처럼 경영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행장후보를 선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행도 29일 주총에서는 외환은행처럼 임원 변동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임기만료되는 김현기 김규연상무중 김현기씨는 행장대행이 됐고 김규연씨는 은행구조조정 담당임원으로 앞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편 앞으로의 서울은행 장래는 불투명하다. 현재까지 금감위는 해외 위탁경영이나 도이치은행의 경영기술 지도, 이와 관련한 외국인 은행장 영입은 예정대로 추진하겠지만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우선 국민은행처럼 투명한 방식으로 내국인 은행장을 선임해 과도기 경영을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금감위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해외 위탁경영, 경영 기술지도, 외국인 은행장 영입이 잘 될 것으로 본다면 굳이 국민은행처럼 내국인 행장을 뽑을 것이 아니라 김현기 행장대행체제로 가다가 넘겨주면 되기 때문이다.

금감위가 국민은행식의 내국인 행장 선임 운운하는 것은 결국 총선후 적절한 시점에서 2차 은행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이때 서울은행을 다른 국내 은행과 합병시키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금감위는 최근들어 도이치은행과의 서울은행 경영기술지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흘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도이치 은행의 요구조건이 너무 까다로와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는 것이 주변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해외 위탁경영 실패, 외국인 CEO 영입 좌절, 도이치은행의 경영기술지도 차질, 신억현행장대행의 급작스런 사퇴에 이어 내국인 은행장 선임으로 방향을 돌린 서울은행은 점점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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