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금리에 따라 늘어만 가는 유가증권 평가손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내년에는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나”라는 걱정 때문이다.
실제로 다수 은행이 하반기에는 채권 등 유가증권 운용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올 상반기 까지 워낙 수익이 좋았기 때문에 연간으로는 대부분 짭짤한 수익을 챙겼다. 하반기에 발생한 평가손을 포함하더라도 유가증권 운용부문에서 은행별로 5백억원에서 많게는 1천억원 이상 수익이 난 곳도 있다.
문제는 최근 내년도 업무 계획을 세우면서 내년 목표 수익이 올해의 두배 수준으로 뛰었다는 점이다.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내년에 벌어야 할 수익이 올해보다 꼭 배가 늘었다’며 “운용패턴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유가증권 딜러들을 고민케 하는 것은 올해와 내년의 시장 상황이 크게 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사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하향세는 정부의 잇단 금리 하향안정화 정책 발표와 의지 표명등으로 시장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모든 은행들이 채권 운용 등에 거액을 투입했고 ‘예상대로’ 적지않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그러나 내년에는 이처럼 ‘투명한’ 시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운용 담당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연말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내년 상반기 단기금리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운용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는데, 할당된 목표수익이 껑충 뛰어 갑갑하다는 얘기다.
은행 채권딜러들은 이에 따라 은행의 업무 계획도 시장 상황을 감안, 탄력적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큰 유가증권 운용 부문일수록 시장지표에 따라 목표수익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한 채권딜러는 이와 관련 “목표수익을 채우기 위한 무리한 운용이 오히려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