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를 통한 신규자본확충 및 합병 등 구조조정계획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영업과 수익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린 것. 따라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완벽하게 완료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99회계년도 상반기결산을 보면 산은캐피탈은 경상이익 기준으로 1천46억원, 세후로는 1백9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98회계연도 말 큰폭의 손실로 경영이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변신이다.
지속적인 자본확충 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도 안정적인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11월 초 유상증자의 성공으로 1천14억원의 자본이 추가로 확충되어 회사의 자기자본 규모도 1천5백30억원으로 대폭 확대 되었다.
한편 잠재적 부실 요인이었던 자회사 산업렌탈과 산업횡하렌탈을 상반기 중 정리하고도 경상이익을 실현한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산은캐피탈은 렌탈자회사 정리로 대출과 지급보증 등을 포함해 약 1천7백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이러한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산은캐피탈은 렌탈자회사 정리를 단행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완벽하게 단행하지 않고는 산은캐피탈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업면에서는 MOST(과학기술부)2호 조합, 경기벤처펀드1호 조합 등 공공적 성격의 투자조합을 연거푸 유치하면서 공적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입지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다.
특히 우량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점이 인정을 받아 주식시장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산은캐피탈이 이처럼 달라진 면모를 보이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리스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착수하여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킨 결과라는 지적이다.
지난 98년 5월 합병계획의 발표와 함께 그 당시 리스업과 신기술금융업에서 각각 업계 선두였던 두 회사는 합병 후의 자본확충계획과 종합 영업계획을 담은 경영정상화 계획<표Ⅰ참조>을 준비하였고, 추진일정에 따라 진행해 왔다.
즉 한국기술금융과 올 3월에 합병을 완료하고 5월에는 2천1백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7월에는 자회사인 산업렌탈과 산업횡하렌탈을 해산 정리했으며, 지난 11월에는 1천14억원의 증자를 단행했다.
이처럼 산은캐피탈이 괄목할만한 경영정상화를 단기간에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선 임직원들의 경영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여신전문금융사로서 처음으로 합병이 실행되었고,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기에 합병회사 임직원들은 경영정상화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구조조정에 임했던 것이다.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코스닥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주식매각이익이 급증하는 등 신기술사업부문이 Cash Cow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한국기술금융은 비상장법인으로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지난84년 산업은행의 주도로 설립된 이후 중소 벤처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자금지원 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온 대표적인 신기술금융회사이다.
그동안 삼보컴퓨터, 한미약품 등 우량 벤처기업을 많이 발굴해 그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산은캐피탈은 합병으로 현재 우수 투자업체의 지분<표Ⅱ참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효과와 신규 유동성 확보는 물론이며 향후 설비금융업의 시장회복이 늦어지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신기술금융업을 영위하는 종합여신전문기관으로의 변신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따라 산은캐피탈은 재원의 60%를 벤처에 지원하고 있고, 40%는 벤처와 연관된 대출로 활용하는 등 벤처부문에 모든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외부에서 산은캐피탈의 구조조정계획 및 실행이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얻은 점도 구조조정을 성공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3천1백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무난히 마무리함으로써 산은캐피탈은 대형부실채권과 부실자회사를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기타 외부요인도 산은캐피탈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한국경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빨리 회복하였으며, 환율도 안정되었다.
산은캐피탈은 외화자산이 많아 환율이 하락하면서 대손충당금의 부담 감소라는 부수적인 이익까지 얻고 있다.
한편 산은캐피탈은 신인도의 제고를 위하여 자기자본의 증가와 자산의 감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회계년도 내에 실질자기자본 비율 7%를 달성하여 신용등급을 상향시킬 계획이다.
자기자본의 확충을 위하여 합병시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로 인하여 보유한 자기주식 6백60만주를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하였으며 전환사채의 발행 등 다양한 자기자본 확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자산의 감축을 위하여 동사는 상반기까지 재무비율개선을 원하는 SK옥시케미칼, 광주전자 등의 고객에 2천4백61억원의 리스자산을 매각하였고 하반기 들어서도 이미 2천1백94억원을 매각하였다.
이외에도 연말까지 외화자산을 ABS의 방법으로 1억5천만달러를 감축할 예정이며, 원화자산 역시 여신전문회사에 매각하거나 국내에서 원화 ABS 방식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성공을 기반으로 산은캐피탈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부실자산을 털어내는데는 성공하였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완료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진정한 종합여신전문금융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벤처투자, 대출, 리스 이외에도 카드업을 신규업무로 추가해야 한다고 보고있다.
현재 대부분의 여신회사들이 리스·할부·신기술금융·카드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어 카드업에 신규로 진출하지 않고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드업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업무영역을 고려하여 소비자카드는 지양하고 기업금융의 전문성은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상용카드의 취급을 추진하고 나섰다.
상용카드는 기업용 신용카드로서 납품 및 구매와 같은 기업간 상거래의 결제수단을 대신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음 결제관행을 줄여 나가고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개혁의지와 부합하면서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산은캐피탈은 향후 벤처투자, 리스, 카드업 등 여신업무 전반에서 가장 좋은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국내 제일의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성장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벤처투자를 주도하는 회사이지만, 앞으로는 종합여신업무를 취급하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계속 전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정룡 기자 jr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