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무수익여신을 기초자산으로 한 4천억원 안팎의 ABS를 이달말 발행할 예정인데 이어 지난주 주택은행도 ABS 발행 작업에 착수, 1천5백억원 규모의 ABS를 내달말 발행할 계획이다.
주택은행은 이를 위해 대신, 현대증권 등 주간사 선정을 이미 마치고 자산 평가작업에 들어갔다. 이밖에 법무법인 대일과 회계법인 삼일, 감정평가사 동국과 고려가 참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여회사들이 주택은행의 무리한 ABS 발행 계획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참여회사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점은 “주택은행이 최단기간내에 값싼비용으로 ABS를 발행 하려고 한다”는 것. 실제로 주택은행은 40여일동안에 주간사 선정에서부터 발행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주간사를 포함해 법무법인, 감정평가사 등 6개 참여회사에 지급되는 수수료도 0.5% 이내로 대폭 낮췄다.
국민은행이 0.75%의 수수료를 내고 석달간의 작업을 거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주택은행측은 “상품 구조 등이 이미 계획돼 있고 자체 인력 활용이 가능, 수수료를 낮출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참여회사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주간사 선정시부터 주택은행의 주안점은 오직 저렴한 수수료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평가비중이 수수료 50%, ABS 발행 실적 30%, 이해도 20% 순이였던 것. 또 다른 관계자는 “ABS발행 후 현금흐름 분석에 필수적인 경락률 관련 데이터를 비용절감을 위해 오차율이 10%에 달하는 컨설팅 회사에서 제공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험스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엉성한 구조의 상품이 개발돼 시장에서 판매될 경우다. ABS 전문가들은 우량자산이 아닌 부실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인 만큼 자산평가 및 스트럭처링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데, 주택은행의 작업은 비용, 시간 어느 측면으로도 그럴만한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품이 향후 원리금 상환등에서 문제를 발생시킬 경우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원화 ABS 시장에 찬물을 끼얹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회사의 한 관계자는 “특히 주택은행의 ABS 발행은 무수익여신 감축을 위한 재무건전성 제고가 아니라 라이벌 은행과의 단순 경쟁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정상적인 상품 개발을 위해 작업방식 및 일정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