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물시장이 오히려 선물거래 흐름에 파생되는 듯한 주종관계의 역전이 최근의 증시 불안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현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우사태가 불거지고 증시가 위축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지난주말의 시황이 단적인 사례.
주가 상승폭이 20포인트대에 달하는 상태로 후장 거래시간이 끝났지만, 동시호가 시간에 지수가 다시 10포인트 이상 움직이는 돌발상황이 이어졌다.
대표적 블루칩인 한전주가 이날 후장이 끝날 때까지 플러스 상태에서 순식간에 마이너스 1천8백원으로 떨어지는 등 한차례 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것은 주로 외국인들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 때문이라는 관측.
연이틀 주가가 급상승하자 경계심과 함께 상승에 제동을 걸기위해 매물을 쏟아내 가격을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출회한 매도물량은 추산치가 대략 2백억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동시호가 단일가에 처리되는데다 예상못한 물량 출회에 기관투자가들이 대응을 못하고 허둥대면서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급격히 비대해져 현물이 오히려 선물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우리나라 증시의 역조현상이 이러한 ‘가격 조작’의 여지를 낳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하루 거래대금이 2조원대에 불과한데, 프로그램 잔고는 신고없이 처리하는 물량을 합할 경우 1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며, 시장에서 소화가 안되는데도 잔고가 계속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