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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투자를 높여라…은행 ‘생존게임’시작됐다 (상)

박기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12 13:59

일본 은행 답습은 오히려 비효율…‘색깔찾기’나서라

국내 은행권 실무자들의 기준에서 보면 일본 은행들이 합병을 서두르는 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산규모면에서만 본다면 세계 톱 ‘10’에 드는 은행만도 도교-미쯔비시(1위)를 비롯 스미토모(4위), 다이찌칸쿄(6위), 후지(7위), 산와(8위), 사쿠라(9)등 6개나 되기 때문이다. 외형기준이긴 하지만 세계 최고의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일본 은행들 스스로가 지난 8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금융기관의 도산등 질곡을 겪으면서 마켓리스크에 대한 耐性을 키울만큼 키웠기 때문에 지금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제2구조조정설로 심기간 불편한 국내 은행원들의 기준에서 보면 독자생존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일본 은행들의 합병소식은 오히려 얄밉기도하고 착찹하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 은행들의 합병과 국내 은행들의 합병은 그 성질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국내 은행들이 일본 은행들의 행태를 그대로 뒤쫓아갈 이유가 없고 그들을 답습하는 것 자체가 또다른 비효율을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다만 경쟁력제고라는 대명제앞에서는 최소한의 고통이 따르겠지만 국내 은행들은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이 필요할 뿐이라는 것이다.

삼릉컨설팅 남경문사장은 “일본 은행의 합병은 미국과의 경제전쟁차원에서 파악하는 게 가장 빠르다. 여기에 大藏省을 주축으로 한 일본 특유의 보스 문화가 가미돼 큰 진통없이도 대형 은행간의 합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의 일본 은행들의 합병은 IT투자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 합병을 가속화하지는 않았다는 결론. 일본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국내 은행들은 ‘생존 전략’ 차원에서 합병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이 같은 괘적을 그으면서 합병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의 IT투자 행태는 일본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다만 각 은행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독특한 차별화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현재 은행권은 크게 유니버설뱅크와 투자은행중 하나를 선택하려하고 있다. 유니버설뱅크는 쉽게말해 앞으로 세계를 상대로 백화점식영업을 하겠다는 것. 그만큼 외형과 인프라가 갖춰져야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한빛, 국민, 주택, 조흥등 대형 은행이 21세기를 대비한 IT플랜으로 내걸어 놓은 모토. 한편 투자은행으로서의 성격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산업, 기업은행등 역시 특수은행이며 IT인프라도 거기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하나은행이나 신한은행, 한미은행등 후발은행들은 리테일뱅킹을 근간으로 한 투자은행의 성향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은행들의 이러한 차별화된 경영전략은 그에 수반되는 IT전략과 제대로 매칭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현재까지도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들 할 것없이 모두가 자동화기기의 확충에 따른 딜리버리채널의 확대, 계정계시스템의 교체, 24/365체제의 구축등을 차세대시스템 구축의 골격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아웃소싱논의가 덧붙여지면서 첨단IT기법 수용이라는 측면보다는 비용절감측면에서만 IT전략을 짜내는 방안도 여과없이 나오고 있다. 결국 국내 은행들의 IT전략은 아직도 그 방향성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갖게한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은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찾기’라는 원로적인 숙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단, 조직내부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IT트랜드 기법의 수용은 이뤄져야 한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마케팅과 투명한 회계처리와 각 사업부별 손익관리를 무리없이 처리할 수 있는 종합수익관리시스템등이다. 이러한 첨단 IT트랜드는 향후 1~2년내에 국내의 모든 금융기관들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IT인프라로 지목되고 있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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