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청호컴퓨터와 FKM이 절반씩 ATM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확정. ATM기는 효성과 FKM이 각각 4백4대를 공급키로 했으며 APTM(자동입출금기에 통장정리겸용)기는 FKM이 1백67대. 그러나 효성컴퓨터는 자동화기기의 ‘베스트 프렉티스 논쟁’을 불러일으키는등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나 결국 수주전에서는 밀려났다.
3백억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부담외에도 8백대의 어마어마한 ATM기를 일괄도입하려는 주택은행의 행보에 은행권의 관심은 지대했다. 무인점포에 금융상담인력을 고정배치하는 방안도 유력시되고 있으며 막대한 자동화기기공급을 통해 창구거래비용을 점진적으로 낮춰나간다는 은행권 자동화기기 운영전략을 주택은행 스스로가 빠르게 실천에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주택은행 수주전에서 효성컴퓨터가 제기한 자동화기기의 ‘베스트프렉티스’논쟁은 적지않은 화제를 뿌렸으며 천편일률적인 자동화기기 운영방안에 대한 문제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銀행권이 곰곰히 고민해야될 숙제를 안겨줬다. (본지 99년7월29일자 참조). 효성컴퓨터는 청호컴퓨터와 FKM과는 다르게 기존 주택은행에 공급했던 자동화기기(수평식화면)대신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직식화면으로 설계된 자동화기기를 가지고 BMT에 참여했다.
이 대목에서 효성과 주택은행 양측은 새롭게 제시된 수직식화면의 도입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효성측은 “앞으로 현금문화가 사라지고 외국처럼 자동화기기를 통해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생각하는 것처럼 사용자의 개인정보노출 위험도 상대적을 적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택은행은 “아직도 자기손으로 화면을 가리면서 이용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수직식화면은 국내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주택은행의 입장에서는 효성측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외국 선진금융기관의 베스트프렉티스라도 무조건적인 수용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 또한 수평식화면을 선호하는 국내의 거래환경을 무시한 것은 아니지만 미래형 거래환경을 대비해 수직식화면을 소신있게 제시한 효성컴퓨터의 노력도 높게 평가받아야 할 대목이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