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이미 LG증권과 대우증권이 ERP시스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7월의 작황’결과에 따라 올 하반기 ERP시장의 판세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현재의 상황은 굿모닝증권과 대한투신에서의 승자가 증권업계 ERP시장에서 자연스런 상승탄력을 받기 때문에 하루하루 전력투구할 수 밖에 없는 처지. 현재로서는 이 두 업체중 한 업체가 굿모닝증권과 대한투신 두 곳을 모두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조심스런 전망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섣부른 추측일 뿐이다.
지난 5월 국민은행 종합수익관리시스템과 외환은행의 예산관리부문 수주경쟁에서는 SAP가 기선을 제압했고 곧이어 벌어진 조흥은행 종합수익관리시스템 구축 수주경쟁에선 오라클이 곧바로 부진을 만회했다. 이 과정에서 오라클은 OFSA(Oracle Financial Service Application)를, SAP는 SEM전략으로 충돌했지만 어느 쪽도 완승했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는 두 업체 모두 너무나 차별화되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
오라클은 OFSA를 제대로 구현할 만한 컨설턴트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약점. 오라클로서는 금융기관 전문 애플리캐이션인 OFSA가 호주의 ‘웨스트 팩’은행등 전세계적으로 적지않은 구축사례를 가지고 있음에도 유독 한국시장에서 상대적인 푸대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최근 컨설팅업체들과의 파트너쉽 정책을 뚜렷하게 확정지음으로써 적극적인 만회에 나서고 있다.
SAP의 약점은 조흥은행의 예에서 보듯 오라클보다 가격경쟁력에서 뒤떨어지고 있다는 것. 개별 금융기관이 완전한 의미의 ERP를 구축할 경우, 예상비용이 1백억원을 상회하는 점을 고려할 때 무시하고 넘길만한 상황은 아니다. SAP는 향후의 각 모듈의 통합을 고려할 때의 통합 용이성과 이에따른 총소유비용의 개념을 강조함으로써 정면돌파하고 있다.
이 두업체의 경쟁은 다시 8월초에 부산은행으로 옮겨진다. 그러나 부산은행의 경우, 이 두업체외에 SAS가 복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기할 만한 상황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오라클과 SAP 위주의 ERP시장구도는 인정하지만 SAS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만약 SAS가 금융권 진출을 가시화시킨다면 이는 국내ERP패키지와 외산패키지와의 경쟁이라는 또하나의 복잡한 구도로 발전되게 된다.
한편 부산은행은 당초 7월초에 컨설팅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내부사정상 미뤄졌다고 밝히고 컨설팅업체 선정이 끝나면 올연말까지 각 업체의 패키지분석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구축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