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이 ERP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면서 이처럼 특정 하드웨어 밴더와 손을 잡는 것을 이례적인 일. 그러나 한국오라클은 이미 지난달 초 오라클이 컨설팅사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기위한 ‘오라클 ERP파트너쉽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고 이번의 제휴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보면된다고 밝히고 있다.
‘오라클 ERP파트너수비 프로그램’은 한국오라클이 독자적으로 운영해 오던 사업영역을 파트너사들에 일정부문 넘겨줌으로써 그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PWC등 컨설팅사들과의 관계회복을 노리기 위한 것.
최소한 금융권 ERP시장에 있어서만은 SAP에 상대적 열세를 보인 한국오라클로서는 자존심을 꺽고서라도 현재 컨설팅사들로부터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한국IBM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오라클과의 전략적제휴는 더욱 의미있는 사건일 수 있다.
현재는 단순히 하드웨어(RS6000)과 ERP패키지의 만남이지만 여기서 발전시키면 패키지와 패키지의 결합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 더구나 한국IBM은 은행권 차세대시장을 노크하기 위해 내놓은 ‘e-뱅크’의 실체를 증명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중이다.
때문에 SAP를 선점해 버린 FNS를 잡기위해 경쟁관계에 있는 오라클의 ERP패키지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약 한 달 전부터 한국IBM 금융사업본부관계자는 한국오라클과의 전략적제휴를 강하게 암시해 왔다. 따라서 IBM과 FNS가 이 두 ERP업체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접전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미 FNS와 SAP가 은행권의 차세대시스템과 ERP시장의 공략을 위해 손잡았다면 이번의 한국IBM과 오라클의 제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들의 전략적제휴외에 PWC, 앤더슨등 컨설팅사들까지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해 하반기에 전개될 은행권의 대규모 프로젝트들은 뱅킹소프트웨어, ERP패키지, 컨설팅사들이 한꺼번에 붙는 치열한 ‘擴戰’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