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ERP구축 논의를 전개시키는 과정에서, 은행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조율할만한 인력이 없어 컨설팅업체에만 크게 의존, ERP패키지의 정치한 분석보다는 외형적인 비용과 구축기간만을 우선 고려하는등 심도있는 사전분석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은행권이 위험관리와 수익관리등 향후 각 부문별 데이터의 인터페이스의 난이도를 과소평가하는 결과를 낳게되는등 종국에는 ERP시스템 구축에 따른 전행적차원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외환, 조흥등 시중은행들이 ERP구축업체를 선정한데 이어 최근 한빛은행이 종합수익관리시스템 구축을 골자로 하는 ERP시스템 구축논의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야 KPMG의 컨설팅을 통해, 구축논의에 들어간 한빛은행은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종합수익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객별, 상품별, 조직별 수익성을 산출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은행이 14개월, 외환은행이 8개월여로 잡은 工期와 비교하면 너무 조급하게 서두른다는 인상이 짙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수익관리와 위험관리를 별도로 구축, 향후에 통합하겠다는 구축프로세스 방안도 결국, 전행적 차원의 ‘통합솔루션’을 염두에 둔 접근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야 업체선정을 마무리지은 조흥은행도 위험관리와 수익관리를 각각 개별 시스템으로 구축하고 올 4/4분기중으로 ALM과 경영계획, 시뮬레이션과 위험조정성과측정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막상 서로 다른 개별시스템을 인터페이스하는 과정에서 통합작업의 어려움과 추가비용부담등 예상치 못한 비효율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는 조흥은행이 당초 ERP구축에 따른 초기비용을 줄이기위한 방편으로 불가피하게 부분적인 구축방안을 도출했다는 것이 銀행권의 시각이다.
이밖에 ERP시장을 선점하기위한 컨설팅사들의 난립과 SAP, 오라클로 양분된 패키지 공급업체간의 과당경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銀행권 관계자들은 ERP시스템구축과 관련, 컨설팅사들이 내놓는 컨설팅결과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패키지 공급업체중 완전한 의미의 통합 ERP솔루션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패키지도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