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MC 스토리지제품의 주요 리셀러 파트너였던 HP가 EMC와 결별하고 경쟁사인 히다찌(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손을 잡음에 따라 약 20%에 가까운 영업력의 손실을 입은 한국EMC로서는 적지않은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EMC 나름대로는 한국HP와의 결별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이 그렇게 양호하게 돌아가고 있지만은 않은 상황. 여기에 스토리지시장의 실지회복을 선언하고 최근 ‘RVA 스냅샷’을 무기로 매섭게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IBM의 도전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들 경쟁사들의 전략은 EMC가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가격정책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한국EMC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IBM은 올해 ‘RVA 스냅샷’판매를 노마진 전략으로 밀어부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HP와 전략적제휴를 맺은 효성인포메이션측도 이러한 전략에서 크게 벗어날 것 같지가 않다. 이들 모두에게 EMC는 ‘공동의 敵’으로 보고 있다. 최소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한국EMC의 독주체제를 3자 경쟁체제로 우선 재편하고 싶은 의지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EMC의 반응은 아주 냉소적이다. 얼음처럼 차가운 시장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 근거로 EMC는 무엇보다 제품의 질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EMC는 일종의 TCO(총소유비용)에 대한 접근을 인용해, 초기투자비용은 다소 비쌀지라도 유지보수를 포함한 전체투자비용은 휠씬 합리적이고 경제적임을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퀘스트가 발표한 전세계 스토리지시장 점유율을 보면 2년만에 EMC가 35%로 IBM을 대신해 독점체제를 구축했고 이밖에 컴팩과 히다찌, 썬, HP등이 10%미만의 ‘도토리키재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EMC 스스로도 이들 경쟁사들보다 제품의 가격이 비싼것은 인정하지만 결국 제품에 대한 경제성을 장기적으로 분석했을 때 EMC만한 제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스토리지시스템이 단순한 디스크(저장장치)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시스템적인 복합기능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EMC를 파트너로 삼는다면 후회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EMC 관계자는 “EMC는 스토리지만을 생산하는 전문업체이기 때문에 일일이 경쟁사의 이러한 네거티브 전략에 대응할 경우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다”며 “이는 또한 본사의 마케팅전략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고품질주의로 계속 나간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