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은행권의 반응은 아직 냉담한 상태. 한빛은행은 자체 전산센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미, 외환, 기업등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매각 의사를 타진했지만 워낙 덩치가 커 이들로부터 만족할 만한 대답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만 某한방병원등 비금융권 법인들이 위치상의 여건을 들어 매입의사를 피력한 정도. 그러나 이들도 매입비용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어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한빛은행측의 설명이다.
한빛은행이 이번 2차 공매에 내놓은 논현동센터의 최저 공매가는 4백86억원(장부가 6백50억원)이다. 이는 당초 감정가 대비 73%수준. 30%까지 대폭 할인해서라도 ‘골치꺼리’를 빨리 처분하고 싶어하는 조급함이 엿보인다.
사실 한빛은행의 논현동센터는 이처럼 ‘대강’팔아치우기에는 아까운 건물이다. 한빛은행 논현동 센터는 토지 2천2평 연건평 8천5백5평(지하2층, 지상10층)규모. 전산센터설계시 주요 결정요소인 수해방지을 위해 해발 87미터의 고지대를 선정해 건축됐다. 주변에 전력소모가 과다한 시설이 없기 때문에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과 공조설비, 온습도 자동제어장치등의 시설이 양호하다. 따라서 금융기관, 통신회사나 유사업종에서 매일할 경우에는 별도의 비용부담없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인근의 언주로 아미가호텔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숙박과 의료시설, 케이블 TV방송시설, 통신시설등으로 전환, 사용하기에도 양호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한빛은행 매각담당자의 설명이다.
한빛은행은 지난해말 상업한일의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중복자산이기 때문에 저가에라도 매각한다는 방침이 섰다며 감정가 보다 대폭 하향조정해 매각하게 된 만큼 자금력이 있는 기업은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며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왠지 걱정이 앞선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로 보자면 이번 2차 공매에서도 논현동센터의 매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은행권중에서 가장 매입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던 한미은행이 아직 매입의사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일반들도 4백86억원의 감정가에 긍정적일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논현동센터는 당초 전산센터용도의 특수건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건물용적당 건축비가 일반건축비보다 2~3배이상 비싸게 들어갔다. 따라서 이 건물을 금융기관이 사게된다면 저렴한 가격에 매입이 되겠지만 일반인들이 단순상업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비싼편.
그렇다고 한빛은행이 MOU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일반인들의 눈높이 맞는 헐값으로 팔수도 없는 형편이다. 한빛은행의 딜레마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