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토털아웃소싱을 실제로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은행권은 적지않은 장애에 부딪혔다.우선 전산부직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또 IT업체들과 전적인 신뢰관계를 쌓지 못한 상태에서의 무리하게 접근한 결과, 실제 세부 협의단계에서 현격한 이견차이를 표출하는등 접근방법의 문제점도 적지않게 나타났다. 그동안 진행됐던 銀행들의 아웃소싱 사례와 문제점, 전망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은행의 경영진들이 현재 보유중인 전산인프라가 전산아웃소싱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한 것은 최근에의 일이다. 특히 아웃소싱논의가 활발하게 검토됐지만 감독당국인 금감원도 뒤늗게 금융실명제 위반여부에 대한 검토방침을 밝히는등 총체적인 ‘뒷북’행정의 전형을 보여주였다.
실제로 은행권에서 제일 먼저 전산부서의 아웃소싱을 논의했던 곳은 전북은행이다. 지난해 6월말 5개 은행의 P&A 광풍이 몰아친 직후 전북은행은 과감한 아웃소싱 계획을 추진하려 했다. 30여명에 달하는 정보계업무 직원들을 IT업체에 전원고용 승계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전산부직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정보시스템부 직원들에 대한 의견수렴없이 아웃소싱논의가 너무 이론적으로만 진행된 탓이다.
한빛은행도 김진만행장의 취임 직후인 올초만 하더라도 토털아웃소싱 논의가 상당한 공감을 얻었다. 덩치근 전산부서의 슬림화를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재는 거의 부분아웃소싱으로 선회한 상태. 직원들의 반발보다는 전산통합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시스템이 아웃소싱을 쉽게 수용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가장 깊이있는 논의가 이뤄졌다는 국민은행도 결국 HP와의 논의 초기단계에서의 이견으로 아웃소싱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현재 국민은행은 빠르면 이달중으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것에 비춰볼 때 전산아웃소싱 논의는 물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달중 차세대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산업은행도 당초 유닉스환경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아웃소싱을 당면목표로 정했지만 노조의 강한 반발로, 개발주도권을 산업은행이 쥐고 아웃소싱도 외주업체가 SM(System Management)을 하는 수준으로 크게 후퇴된 상태다.
오는 8월 과천 삼성SDS센터로 전산실을 이전하는 평화은행은 당초 삼성SDS와 올 11월경 아웃소싱여부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현재로선 회의적이다. 금감원이 평화은행의 전산센터 이전계획을 승인해주면서 평화은행 자체인력에 의한 운영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외부 업체로의 정보유출을 철저하게 차단할 보안대책을 지시하고 있어 아웃소싱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