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한국은행이 은행권에 공문을 보내, 금융결제원의 시스템망을 이용해 백업센터를 공동으로 설립하자는 의견을 타진했으나 은행권은 최근 이에 반대의사를 천명하고 독자적인 백업센터 구축논의를 강행하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데는 백업센터의 공동이용이 실제 백업센터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데다 이미 오래전부터 대형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백업센터 구축계획을 진행시켜왔었기 때문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오는 9월 경기도 일산으로 전산센터를 이전하는 것을 확정하고 현재 이전시나리오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의 신한은행 본점내에 있는 전산센터를 백업센터로 하고 일산센터를 주센터로 가동한다는 방침. 다만 백업센터의 운영방식은 계정계를 비롯 핵심 운영부문에 대해서만 우선적으로 백업시스템을 갖추고 나머지 비핵심 단위업무시스템등에 대해서는 2천년 이후 단계적으로 백업시스템 용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HSBC의 전산자산 실태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은행도 실사가 완전히 종료되는 이달 말부터 독자적인 백업센터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HSBC가 은행을 인수하면서 가장 먼저 추진했던것이 백업센터등 전산인프라의 구축에 있었다”며 “전략적인 차원에서 백업센터구축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초 舊동남은행의 전산센터를 백업센터로 재활용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던 주택은행은 최근 이 같은 계획을 전면 재수정하고 충청지역에 독자적인 백업센터를 건립하기로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은 현재 천안연수원 부근을 백업센터 입지로서 손색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맥킨지 컨설팅이 종료되는 대로 구체적인 설립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조흥은행도 충북은행과의 합병에 따라 충청이남지역의 거래를 담당할 백업센터 기능의 전산센터 설립계획을 구체화하고 현재 활발한 검토를 벌이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올 연말까지 백업센터 구축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오는 2천2년까지 독자 백업센터 구축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