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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11 15:36

국민은행- HP 양측간 ‘윈-윈전략’적 차원 접근

국민은행과 HP의 전산부문 토털아웃소싱 추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점은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거나 추진하고 있는 은행권 전체에 커다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국내 금융환경하에서 전산아웃소싱 논의가 과연 현시점에서 가능성이 있는 시도였는지 또는 현실적인 제약이 무엇인지등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HP간에 진행됐던 아웃소싱 추진 배경과 실패원인을 분석하고 은행권 전체에 미치는 의미를 짚어본다.



▲아웃소싱 추진배경…국민은행이 전산부문에 대한 아웃소싱을 추진한 배경은 전산부서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 때문이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5백55명(전산자회사 1백65명포함)달하는 전산인력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 전체의 규모를 떠나 상당히 비효율적인 조직으로 비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한빛 주택등 대형 은행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은행간 합병논의가 가속화 되는 시점에서 비공개리에 아웃소싱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극심한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있던 銀행권은 자연스런 인력감축을 유도하고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해주기 위해서는 전산아웃소싱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HP는 국민은행의 전산직원에 대해 전원고용승계를 약속하는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논의 초기단계에서부터 IBM을 따돌렸다. 국민은행은 당시 송달호행장을 비롯 전산담당임원, 전산담당부장, 국민데이타시스템사장등 5인위원회까지 구성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HP로서는 은행권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IBM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아웃소싱외에는 은행권을 공략하기 위한 특별한 지름길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HP는 SK그룹에 대한 전산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사의 유닉스기종을 대폭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양측의 아웃소싱 논의는 서로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윈윈전략의 차원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왜 결렬됐나…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국민은행 전산센터의 인수여부문제가 직접적인 걸림돌이 됐던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HP는 美 본사로부터 전산센터등 무수익자산에 대한 ‘매입반대’의견을 보내옴으로써 직접적인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HP본사가 이런 반응을 보인데는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

HP는 당초 우리나라에 대한 전체 투자규모를 3억달러선으로 잡고 있었다. 이중 지난 연말 SK의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SK측에 약 1천5백억원에 달하는 공식적인 금융지원을 포함 약 2억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이미 실행한 상태다. 따라서 잔여 투자자금을 가지고 아무런 실익도 없는 무수익자산에 1억달러(1천억원)이상을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HP는 전산센터부문은 일정기간(3~5년)동안 임대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국민은행으로서는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마당에 1천억원이 넘는 무수익자산만을 남겨놓을 경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BIS기준 산정등 은행권이 무수익자산에 대한 처분에 상당한 골치를 썩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은행의 전산센터 매각 의지는 매우 강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정말 아웃소싱을 원했나… 국민은행이 과연 아웃소싱 추진에 적극적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연말 HP와 IBM으로부터 비공개적으로 설명회를 가진것은 사실이지만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과 이에 따른 검토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적이 있다. 특히 공식적인 논의는 장기은행과의 전산통합이 완료되는 오는 5월이후에나 ‘검토’대상이 될 수는 있을 것이란 입장을 유지해 왔다.

업계관계자들은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국민은행 내부적으로 실질적인 아웃소싱논의를 중단시켰었다는 분석이 내놓고 있다. 또한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토털아웃소싱을 추진할 경우 노조의 반발은 물론 금융권 전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되는등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갖가지 후유증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컷다는 지적이다.



▲앞으로의 전망…국민은행과 HP의 사례가 은행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는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현재 은행권에서 토털아웃소싱에 대한 논의 대신 부분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초 전산부문 토털아웃소싱 논의는 은행의 자발적인 필요성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금융권 구조조정이라는 미증유의 상황하에서 급부상됐다는 점에서 부자연스러운 면이 크다. 그러나 은행들 스스로가 전산부서에 대한 사업부제를 꾀하거나 조직자체의 슬림화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등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선 아웃소싱 논의 자체가 다시 활성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재의 상황하에서는 개발부문등 대폭적인 부분아웃소싱이에 포커스를 맞추는 선에서 논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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