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주의 경우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적정주가를 6~7만원대로 분석하면서 한동안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달 말경 한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권고자료를 내면서 주가가 힘을 잃고 하락세로 반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종합지수는 하루에 30포인트씩이 상승하는 강한 장세임에도 불구하고 CSFB증권의 매도권고 소식이 나오자 마자 삼성물산 주가는 하락을 보인 것. 은행주와 SK주 경우도 외국증권사는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은행주들의 주가가 현 수준이 적정하다는 외국계 증권사 평가에 따라 최근 횡보를 지속하는가 하면 SK주도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리스트가 매수보류 의견을 개진했다며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반대로 한화종합화학주와 외국계의 힘을 빌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사례다.
한국전력주도 지난달 중순이후 외국계증권사의 추천에 힘입어 한동안 상승세를 지속하기도 했다.
한화종합화학주는 메릴린치증권사가 매수한다는 이유로 지난 7,8일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증시 속성상 외국투자가 영향을 피할 수는 없으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들 마저 외국계 증권사 자료에 지날칠 정도로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신사들의 경우 자체 리서치 인력이 20~30여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많아야 2~3명수준뿐인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 자료에 의존하는 관행은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도 투자분석부 나 리서치팀의 분석능력이 외국계 못지 않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잇을뿐만 아니라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각 업종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평가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신사 등 국내 기관들로부터 소외받고 있다"며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임상희 기자 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