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제일투신증권은 코스닥 상장의 꿈을 접고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재경부가 자본금 1천억원 이상의 기업은 자본잠식 상태이더라도 직전 사업연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일 경우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다는 완화하도록 발표했지만 자본잠식 규모가 커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현재 제일투신증권의 자본금은 1천8백억원. 그러나 지난 3월말 1천2백억원을 증자하면서 액면가의 절반인 2천5백원에 증자를 한데다 그동안 누적된 적자로 인해 1천7백33억원의 자본잠식 상태다. 금감원의 입장도 만만치가 않다. 금감원은 코스닥상장요건 완화조치가 벤처기업등에 대해 초점이 맞춰있어 금융기관의 상장을 확대하는데는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스닥 요건이 완화됐다해도 관련 규정에는 코스닥관리위원회에서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 공익성과 투자자보호등 자격심사를 하도록 돼 있어 넘어야 될 산이 많다. 지난회계연도까지 자본잠식 상태인 교보증권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일투신증과는 형편이 다르다. 교보는 지난 3월말현재 47억원 정도의 자본잠식 상태이고 이미 올회계연도들어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현대투신증권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나서지 못하고 있다. 1조원이상의 자본잠식이 돼 있는 상태여서 상장이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투신증권은 올해내에 대주주인 현대그룹을 중심으로 증자를 할 계획이다.
제일이나 현대가 자본잠식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과 달리 삼성투신증권은 지난회계연도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코스닥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투신증권은 향후 삼성증권과의 합병등 삼성그룹내 복잡한 관계로 인해 상장문제를 묻어두고 있다. 한편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 발표이후 투자자문사등의 상장시도가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금감원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호식 기자 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