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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인가...표류하는 전자화폐 정책-下 시급한 법제도 마련

성화용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06 10:14

국민·주택은행 `생존확률` 높지만 `소매편향`한계 - 살아남아도 `대표주자`는 어려워

‘티어 원 그룹’의 국내은행들 가운데서도 생존확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국민, 주택은행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증권사의 은행업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전문가그룹의 일반적인 분석이 그렇다. 적어도 이 두 은행은 가장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쟁이 심화돼도 상대적으로 위기에 처할 확률이 낮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 은행의 생존확률을 높이 보는 것은 특화된 영업기반이 배경이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의 소매은행이며, 가장 대중적인 고객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주택은행역시 저코스트의 주택관련 예금고객이 경영위험을 낮추는 근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은행간 또는 이업종 금융기관과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도 이러한 소매금융부문의 강점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두 은행이 ‘리테일’에만 전념하는 것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충고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권유를 받아들여 두 은행도 각각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경영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이후 한동안 기업금융시장을 기웃거렸지만, 골드먼삭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맺은 후 경영자원의 배분을 소매쪽에 치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굳혔다. 송달호 행장은 “70%를 소매금융, 나머지 모든 부문을 합해 30%의 비중으로 맞춰나가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기업금융과 외화업무, 기타 부대업무등의 비중을 합해 30%의 비중을 둔다는 것은 그만큼 소매금융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편이 국민은행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대외적인 이미지와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주택은행은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행장 취임이후 그러한 맥을 일관되게 짚어왔다. 김 행장은 주택금융의 절대적 우위를 배경으로 차근차근 소매금융의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그렇다고 ‘서민을 위한 주택금융전문은행’에 머무는 것은 아니며, ‘어퍼 클래스’의 고객층 공략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시범점포를 통해 거액고객 공략에 나섰으며, HSBC등 선진은행을 모델로 대규모의 콜센터를 구축하는 등 소매금융쪽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안정된 재무기반과 비교적 확실한 전략적 선택을 배경으로, 이 두 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쉽게 2라운드의 서바이벌 게임에 적응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두 은행이 서바이벌 게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요는 두 은행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 두 은행의 경영진과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핵심간부들이 자행의 위상을 어디까지 가져가기를 원하느냐에 따라 상황분석이 달라진다.

두 은행은 ‘가장 확실한 우량은행’이지만, 한계도 가지고 있다. 현재 64대 계열기업군 가운데 국민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곳은 전무하며, 주택은행은 ‘부영’뿐이다. 국민은행은 장은을 흡수하면서 기업금융부문의 자산이 늘어나긴 했지만, 실제로 홀세일뱅킹의 기반을 확대하는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막강한 소매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기업금융분야에서 이정도로 힘을 못쓰다 보니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은행의 가는길이 다르다고 고집세울 수도 있다. 그 편이 리스크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는 공감대도 어느정도 형성돼있다. 그러나 미련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한쪽만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은행’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 ‘세계적인 우량은행’의 타이틀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소매’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 이 문제와 관련한 고민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지난 6월말~7월초까지 국민은행 일부 실무라인에서 ‘주거래 대기업이 많은 시중은행’과의 합병 또는 인수를 검토하기까지 했던 것도 ‘미련’이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택은행 역시 올 가을부터 시중은행에 주택청약예금이 허용되는 등의 환경변화를 맞아 한차례 고비를 넘겨야 한다. 국민은행과 같은 류의 고민도 남아있지만, 김 행장의 경영관이 워낙 뚜렷하다보니 일단 수면하에 잠복해있다.

두 은행의 공통된 문제로 여전히 정부의 강한 영향력하에 놓여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지분율은 크게 줄었지만, 두 은행은 정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만약 정부가 ‘2차 구조조정’에 깊숙히 개입한다면, 자의와는 무관한 변화를 수용하게 될 수도 있다. 국민은행은 그래서 골드먼삭스를 방패로 삼았고, 주택은행도 전략적 제휴선을 신중하게 찾고 있다.그러나 아직 정부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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