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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04 17:03

HSBC, 금감위등 정부 요로에 청약예금 독점 해체 요구

시중은행이면서도 국민주택기금 위탁운용·청약예금등을 독점해 민영화 이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긴장상태에 돌입했던 주택은행이 최근 또 다시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규제개혁 차원에서 제기됐던 경쟁 시중은행들의 해묵은 불만이 잠복해있는 상태에서 특수법인으로 전환되는 주택사업공제조합이 ‘기금’을 노리고 수시로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다 올들어서는 서울은행을 인수한 HSBC가 청약예금 취급제한을 풀기 위해 금감위를 비롯 정부 요로에 직간접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주택은행에 우호적이었던 건설교통부마저 최근 ‘反 주택은행’으로 돌아서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상황이다.

주택은행과 건교부가 대립양상으로 벌어진 것은 지난 1월말 주택저당채권 유동화 중개회사법이 제정되고 건교부가 주축이돼 설립을 추진중인 ‘중개회사’에 주택은행이 이견을 보여왔기 때문. 주택은행은 정부가 제1대주주로 참여하는 중개회사에 출자할 이유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건교부측이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행장을 만나 여러 차례 설득했지만, 현재까지 변한 게 없다. 건교부는 주택은행을 괘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다른 금융기관들마저 중개회사 참여에 미온적인데다,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주택은행이 오히려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자 회사설립 자체가 교착상태에 빠질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건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주택건설촉진법 시행규칙’개정 및 이를 통한 청약예금 및 부금의 일반은행 취급 가능성을 비중있게 소개한 것도 주택은행-건교부의 갈등기류와 전혀 무관치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주택은행측은 ‘건교부가 언론플레이를 통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건교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청약예금에 관해서는 외국은행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서울은행을 인수한 HSBC는 올들어 여러 차례 금감위등 정부 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매금융에 특화돼있는 HSBC가 시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주택은행의 ‘특수 예금 독점’을 문제삼고 나선 것은 예의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주택은행은 청약예금이 다른 일반은행에 허용된다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약예금이 주택은행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졌을 뿐 아니라 조달코스트도 상대적으로 높아 기여하는 바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 또 다른 은행이 청약예금을 취급하더라도 고객이탈을 크게 우려할 이유가 없으며, 신규고객 역시 주택은행의 전문화된 이미지로 인해 많이 빼앗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사업공제조합도 주택은행을 성가시게 하고있다. 국민주택기금의 위탁운용을 주택은행에만 맡기지 말고 특수법인으로 전환되는 ‘조합’에 나누어 달라는 요구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이같은 논리의 설득력이 충분치 않아 묵살되곤 했지만, 최근 건교부와 등을 진 주택은행으로서는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주택은행 내부에도 있다. 김정태 행장은 ‘중개회사’문제와 관련해 건교부와의 대립을 마다하지 않고 원론을 고수하는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주택은행 간부들가운데 상당수는 김행장의 ‘對 건교부 포지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칙은 옳지만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건교부를 자극해 청약예금, 국민주택기금등 여러부문에서 불리한 결정이 내려진다면 현실적으로 주택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국책은행시절 몸에 밴 정부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도 개입하고 있다. 정부와 싸워 득될 것 없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부임후 승승장구하던 김정태 행장이 의외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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