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 은행들은 지난 3일 간사은행인 제일은행에서 모임을 갖고 투신사 및 투신운용사의 銀貸 금리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행 증권투자신탁업법에 따르면 투신사 및 투신운용사들은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수탁받으면 운용하고 남는 자투리 자금에 대해 관리권자인 은행에 대출형식으로 넘겨주게 된다. 투신 은대 금리는 이때 적용되는 금리로 지난 79년부터 5%를 적용해 오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시중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특히 콜금리가 5% 이하로 떨어지면서 투신 은대금리를 5%로 하는 것은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 은행들을 중심으로 잇달아 제기돼 왔다. 과거 콜금리가 15~20%에 이르던 시절에 적용되던 금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 여기에다 일부 투신사들의 경우 자금운용이 만만치 않고 은대 금리가 콜금리보다 높은 점을 악용, 의도적으로 은대자금을 늘리기까지 해 투신 은대 금리 인하 필요성이 더욱 시급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또 투신 은대 금리가 5%를 유지함으로써 한국은행의 시중금리 인하노력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은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말에서 3월초 콜금리를 4%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기도 했는데 투신 은대 금리가 5%로 유지되는 한 콜금리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최근의 시중 금리 동향이나 향후 금리 전망 등을 감안하면 투신사 은대 금리는 2%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주장이며 은행연합회를 통해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개별적으로 투신사 및 투신운용사들과의 협약을 변경, 체결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투신 및 투신운용사들의 반발도 예상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많을 경우 운용하고 남은 자투리 자금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은대 금리 인하는 투신사의 수익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