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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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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0-02 11:25

시장논리 상실…LG 생보업 진출 포기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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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부실 생보사 처리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9일 국민생명의 MOU체결을 시발로 조만간 부실 생보사 매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대부분 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흔들고 있다.

부실사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금감위의 그간 행태가 그렇고, 그래서 여전히 `미궁`과 `진통`이라는 단어밖에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위는 이와 관련, 철저한 보안속에 그동안 `작품`을 그려왔다. 매각작업이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고, 또 매입 희망사들과의 컨피델셜 조건들이 어우러져 그럴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다만, 상식에서 벗어난 금감위의 교통정리는 정부의 탁상공론 행정의 또 다른 단면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그만큼 신뢰를 반감시키고 있다.

금감위는 사실상 정상적인 매각이 어려운 한성생명을 LG그룹의 숨겨진 관계사라는 이유로 밀어부치기식 행정을 보여왔다. LG가 그토록 희망이었던 대한생명과의 짝짓기는 애당초 금감위의 그림속에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금감위는 LG가 대한생명을 인수할 수 있는 것처럼 온갖 수사를 동원해 그들을 시장에서 묶어놓았다. 결과는 한성만 가져가라는 것. 그것도 부실을 모두 책임지는 조건이다.

당연히 LG 입장에서는 이렇게 구차하게 생보 시장에 진출하느니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자는 쪽으로 생각을 굳혀가고 있다. 금감위 일각에서는 아직도 LG의 발목을 잡아 한성생명에 두원까지 떠넘길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숨겨진 관계사라 하더라도, 옥중인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대한생명 지분마저 마음대로 소각하지 못하는 금감위가 `재주`를 부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같은 상황으로 무리없이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한성생명이 다시 부실사 대상에 오르는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나머지 부실사의 짝짓기는 더욱 한심하다. 매입 희망사들이 많지도 않고, 금감위가 결정적 우위를 점하지도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칙과 매각 의지마저 의심케하는 대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태평양생명을 염두에 뒀던 흥국생명이 수십억원의 매입 가격을 제시했다가 혼쭐이 난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흥국의 보수적인 마인드와 어차피 가격은 `협상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금감위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보여주는 증거로서는 충분하다.

이 틈새를 동양생명이 치고 나왔지만, 동양도 중구난방이기는 마찬가지다. 금감위와의 협의를 통해 움직이겠지만, 태평양 실사를 마친지 얼마 안돼 지난달 29일부터는 동아생명에 대한 실사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양의 의도가 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금감위의 교통정리도 석연치 않다. 동아생명에 대한 실사는 직접 방문도 하지 않은채 서류상으로만 작업이 이뤄졌다.

동양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소리가 들린다. 업계 일부에서는 아직 누적손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동양이 부실사 인수작업이 순탄할 지 고개를 흔드는 이가 의외로 많다. 물론 인수에 해외 금융기관이 컨소시움으로 참여하고 있고, 그룹의 증자 의지도 비교적 신빙성이 있다고 전제하더라도 아주 클리어한 상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근 금감위는 LG가 손을 떼기로 한 한성생명을 교보로 넘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원은 여전히 해법이 없다. 그러면서도 이달 중순까지는 개별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감위의 5개 부실사 매각작업이 또 다른 부실로 전락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다는 게 요즘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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