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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투자금융 강화·자본체력 확대해 산업 전환·육성 앞장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1-09 00:00

국민성장펀드 22.3조 결성…첨단산업 기반 ‘확대ʼ
대산 사업재편에 4300억 투자…산업 전환 ‘주역ʼ

△1962년생 / 전주고등학교,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 / 1990년 한국산업은행 입행 / 2003년 산업은행 법무실 준법감시팀장·송무팀장 / 2014년 산업은행 법무실장 / 2017~2019년 산업은행 준법감시인 / 2025년 9월~현재 한국산업은행 회장

△1962년생 / 전주고등학교,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 / 1990년 한국산업은행 입행 / 2003년 산업은행 법무실 준법감시팀장·송무팀장 / 2014년 산업은행 법무실장 / 2017~2019년 산업은행 준법감시인 / 2025년 9월~현재 한국산업은행 회장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금융은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성장산업을 육성하는 핵심 동력이 되어야 한다.”

박상진닫기박상진기사 모아보기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소신이다.

기업의 현재를 지탱하는 자금 공급에서 나아가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만드는 데 정책금융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경영 기조가 담겼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박 회장은 첨단전략산업 육성과 전통 주력산업 재편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운영을 통해 미래산업에 장기자금이 흐를 기반을 넓히는 한편, 석유화학 사업재편에서는 산업은행이 주요 자금 부담을 맡아 전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의 바탕에는 산업은행에서 약 30년간 쌓은 경험이 있다. 주요 기업의 구조조정 관련 업무부터 법무·준법감시, 산은금융지주 체제 전환 등을 두루 거치며 산업금융의 현장과 제도를 함께 익혔다. 은행 밖에서는 사업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경험했다. 산업과 기업을 이해하는 전문성에 법률·재무 역량을 더한 경력이 현재의 정책금융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대우 구조조정부터 법무·재무까지…산업금융 전문성 축적

박 회장은 전주고와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조사부 법제조사과를 거쳐 기아그룹,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관련 업무를 경험했다.

외환위기 전후 주요 기업의 경영 위기와 구조조정이 이어지던 시기였던 만큼 기업의 재무 문제를 산업 여건과 함께 살피고, 채권관계와 법적 절차를 다루는 업무를 통해 산업금융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접했다. 기업의 위기가 금융기관과 협력업체, 지역경제로 연결되는 구조를 일찍이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에는 법무실에서 준법감시팀장과 송무팀장을 맡았고, 민영화추진TF와 산은금융지주 근무를 통해 산업은행의 역할과 조직체계가 변화하는 과정도 경험했다. 2014년 법무실장, 2017년 준법감시인으로 이어진 경력은 법률 리스크와 내부통제에 관한 박 회장의 전문성을 보여준다.

금융위원회 역시 지난해 9월 박 회장을 임명 제청하면서 기업구조조정과 금융법에 정통한 정책금융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 산은의 당면 과제를 이끌 적임자라는 것이 당시 제청 배경이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경력은 현재 산업은행에 요구되는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성장산업에는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장기자금이 필요하고, 경쟁력이 약화한 산업에는 기업과 주주, 채권금융기관의 이해를 조정하며 전환을 이끌 금융이 필요하다. 산업·법률·재무를 함께 경험한 전문성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성장펀드로 미래산업 금융 기반 확대

박 회장은 취임 당시 첨단전략산업 지원,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지방산업 체질 개선, 전통산업의 생산성 제고와 구조재편을 역량 집중 분야로 제시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면서 기존 산업의 전환도 함께 지원하겠다는 방향이다.

이 구상은 올해 국민성장펀드 운영과 산은 자체 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됐다.

박 회장은 지난 1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향후 5년간 25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첨단·미래전략산업 경쟁력 강화에 100조원, 지역금융 확대에 75조원, 산업 고도화와 녹색에너지 전환에 50조원,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하는 자체 프로그램에 25조원을 배정한 구상이다.

산은은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인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축적된 기업금융 경험을 활용해 자체 자금과 펀드의 연계 효과를 높이는 체계도 마련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10월 말까지 간접투자펀드 결성액을 포함해 총 39건, 22조3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승인했다. 올해 목표인 30조원 대비 약 74.3%에 해당한다. 승인·결성 실적이 쌓이면서 대규모 산업자금 지원체계도 구체적인 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10월 승인 대상에는 해남 태양광 발전사업과 반도체 장비·테스트 기업의 공장 건설,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및 생산설비 확충 등이 포함됐다. 첨단산업 기업의 성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와 공급망까지 지원하는 구조다.

국민성장펀드의 초기 메가프로젝트인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지난 4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약정으로 이어졌다.

정부와 대주단, 출자자들이 참여한 금융약정은 사업 승인 이후 실제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금융 기반을 갖췄다는 의미가 있다.

박 회장은 이러한 지원을 투자금융 강화로 연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는 벤처투자가 경제 성장에 기여한 경험을 언급하며 투자 중심의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후속 투자와 대출 연계를 통해 성장 과정 전반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든든한 사업재편·전환 파트너

미래산업 육성과 함께 박 회장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분야는 전통 주력산업의 사업재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석유화학 산업이 있다. 석화산업은 공급과잉에 대응하면서 설비 효율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기업의 자구노력뿐 아니라 전환 기간을 버틸 유동성과 신규 투자자금이 중요하다.

정부가 지난 2월 승인한 ‘대산 1호’ 사업재편은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HD현대케미칼의 통합을 중심으로 한다. 주주사들은 총 1조2000억원 증자에 나서고, 연산 110만톤 규모 롯데케미칼 NCC 등의 가동 중단과 고부가·친환경 분야 전환을 추진하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이 과정에서 주요 금융지원 역할을 맡았다. 지난 3월 채권금융기관의 공동 금융지원 결의 당시 통합 전 유동성 대응을 위한 브릿지자금 5000억원을 단독 지원하고, 통합 이후 사업재편 투자자금 4300억원도 전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임 때 강조한 '전통산업의 생산성 제고와 구조재편'을 금융지원 방안으로 구체화한 사례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도 박 회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가 연관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채권단의 협조를 요청했다. 정책은행이 먼저 역할을 맡아 협력의 기반을 만들고, 산업 전체의 전환 필요성에 대해 설득하며 민관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등이 참여하는 ‘여수 1호’ 사업재편도 정부 승인을 받았다. 주주사의 자체적 개선 노력과 사업 통합, 고부가 전환에 채권금융기관의 신규자금 지원·상환유예 등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미래 20년 내다보는 투자관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단기간의 성과를 넘어 미래 20년을 내다보는 안목을 강조했다. 첨단전략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전통 주력산업의 구조재편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당장의 결과에만 매이지 않는 판단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이러한 장기 투자관은 투자 이후의 회수시장 지원과도 연결된다. 산은은 지난 4월 자체 출자금 1200억원을 바탕으로 총 4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하는 출자사업을 공고했다. 중간회수시장을 활성화해 투자금이 회수와 재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성장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동시에 민간 투자자금이 순환할 여건도 마련하겠다는 접근이다.

자본 체력 강화로 역할 확대

정책금융의 역할을 지속하고 강화할 자본 기반도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올해 6월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작년 말보다 0.33%p 상승한 13.73%를 기록했다. BIS비율도 14.47%로, 같은 기간 0.23%p 높아졌다. 정책금융 지원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자본비율을 개선하므로 "투자자산 비중 확대가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박 회장의 경영은 산업과 기업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성장과 전환에 필요한 금융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조조정·법무·재무 분야에서 쌓은 경험은 전통산업의 재편을 지원하는 기반이 되고, 장기적인 산업 육성이라는 경영 기조는 국민성장펀드와 투자금융 강화로 구체화되고 있다. 박 회장이 이끄는 산업은행의 2027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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